[IB토마토](활로 찾는 지방금융)①BNK금융, 보험사 인수 시도엔 이유가 있다

보험사 인수로 비은행 이익 증대 구상
지난해 비은행 자회사 비중 잇달아 감소

입력 : 2024-02-13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4년 02월 7일 18: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주가연계증권(ELS) 판매가 사실상 중단되면서 은행권의 비이자이익과 비은행이익 증대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특히 지방금융지주들은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와 2금융권의 사이의 애매한 위치를 타파하기 위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잠잠하던 인수합병(M&A)을 통해 자회사를 편입하고 장기적 수익구조 다각화와 실적 도약을 꾀한다는 구상이다. <IB토마토>가 지방금융지주의 자회사 포트폴리오 개편 계획에 대해 짚어본다. (편집자주)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BNK금융지주(138930)가 비은행 자회사 포트폴리오 완성을 꿈꾸고 있다. 비어있던 보험사 자리를 채워 비은행이익을 증대시킨다는 포부다. 보통주자본비율을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고 있으나 여전히 시중은행 대비 낮은 수준의 자본 여력을 보여 인수 경쟁력을 갖췄는지는 의문이다.
 
BNK금융지주. (사진=BNK금융지주)
 
손보·생보 인수 필요성 지속 피력
 
BNK금융이 손해보험사와 생명보험사 인수를 동시에 진행하면서 오랜 시간 염원하던 보험사를 품에 안을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3대 지방금융지주 중 보험사를 보유한 금융지주는 DGB금융이 유일하다. BNK금융이 이번 인수합병을 실제로 진행시키면 JB금융지주만이 보험사가 없는 지방금융지주로 남게 된다.
 
BNK금융은 꾸준히 보험사 필요성에 대해 피력해왔다. 지난해 빈대인 BNK금융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손해보험사 등에 대한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며 "BNK는 아직 미완성이"라고까지 표현했다.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BNK금융지주가 인수 대상으로 고려하고 있는 보험사는 BNP파리바카디프생명과 MG손해보험이다. BNK금융은 10여 년 전부터 매물로 나온 보험사들에 대해 인수를 진행하는 등 꾸준한 관심을 보여왔다. 지난해에도 BNK금융은 ABL생명을 인수 대상으로 검토하면서 사모펀드사와 컨소시엄도 구성한 바 있으나, 최종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다만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의 경우 지분투자를 우선 진행한 후 최종 인수한다는 계획이다.
 
BNK금융지주가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을 인수 대상으로 고려하고 있는 이유에는 자산 성장세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의 지난해 3분기 총자산은 전년 말 대비 19.3% 증가한 2조9375억원이다. 연초 보유계약액 대비 신계약액을 뜻하는 신계약률이 저축성 보험 판매 성장에 힘입어 업계 대비 높은 수준을 기록한 덕분이다.
 
손해보험사 매물로는 MG손해보험을 고려하고 있다.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된 후 예금보험공험공사가 새 주인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으나, 2차 매각까지는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 3차 매각에는 BNK금융이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MG손보의 실적은 최종 인수 전까지 장애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MG손보는 58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게다가 보험사가 실제 지급할 수 있는 돈을 수치화 한 지급여력비율도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보다 낮은 64.5%에 그쳤다.
 
BNK금융지주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그룹 중장기 계획에 사업 다각화 목적으로 보험업에 대한 니즈가 있으나 현재 대주주 적격성 등의 제약조건이 있어 인수합병과 관련해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인수 단계가 아닌 관계로 MG손보 건전성 등은 언급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M&A 시도엔 이유가 있다
 
BNK금융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인수를 진행하는 것은 비은행 자회사의 지주 실적 기여도가 낮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BNK금융 당기순이익은 6303억원으로, 지난 2022년 7742억원 대비 18.6% 감소했다.
 
특히 비은행 부문의 당기순익이 크게 감소했다. BNK저축은행과 BNK자산운용이 연간 흑자 전환해 각각 31억원, 69억원의 당기순익을 내는 성과를 보였으나 대부분의 비은행 실적을 책임지는 BNK캐피탈과 BNK투자증권의 실적이 대폭 하락한 탓이다. BNK캐피탈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118억원으로 전년 1710억원 대비 34.6% 감소했다. BNK투자증권 감소 폭이 더 컸다.
 
 
 
 
BNK투자증권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전년 574억원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진 124억원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BNK자산운용 69억원 ▲벤처투자 16억원 ▲신용정보 32억원 시스템 40억원 등 비은행 자회사 당기순익은 1430억원으로 전년 대비 34.2% 감소했다. 이에 비은행이 차지하는 비중도 23.7%에서 18.6%로 3분의 1 가까이 줄어들었다. DGB금융지주(139130)의 보험사인 DGB생명의 지난해 3분기 실적이 지주 당기순이익 중 10.9%를 차지하는 것을 감안하면 BNK금융의 비어있는 보험사 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진다.
 
BNK금융은 인수를 위한 자본여력도 키우고 있다. 지난 2020년 말 BNK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9.8%에 불과했으나 2022년 11.16%에서 증가세를 이어가 지난해에도 11.67%를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4대 금융지주의 CET1이 모두 12%를 상회하는 것을 감안하면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다.
 
BNK금융지주 관계자는 “보통주자본비율 상승을 위해 자산포트폴리오 개선 등 위험가중자산 성장을 최소화 하고 수익성을 개선하는 등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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