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폐지·제4이통 등장…통신3사 첩첩산중

합계 매출 58조 돌파…증가율, 경제성장률 웃돈 수준
성숙기 접어든 5G에 올해 전망치는 보수적
단통법 폐지 논의에 마케팅비 부담도 다시 고개
제4이통까지 등장해 경쟁 압박…AI·B2B로 타개책 모색

입력 : 2024-02-12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통신3사가 지난해 총 매출 58조원 시대를 열었습니다. SK텔레콤(017670),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 모두 매출이 증가했는데요. 외형만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웃도는 수준으로 확장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5G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상황임에도 경쟁에 따른 비용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올해 시장 난이도 쉽지 않아
 
2023년 통신3사의 매출 합계는 58조3681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2022년 56조8610억원 대비 2.65% 증가한 수치입니다. SK텔레콤의 매출은 1.75% 늘어났고,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2.9%, 3.4% 늘어났습니다. 매출만큼은 지난해 경제성장률인 1.4%를 훌쩍 넘는 수준으로 확대됐는데요. 시장경쟁이 3사 중심으로 제한된 데 따른 이점이 이번에도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영업이익을 보면 얘기가 조금 다릅니다. 지난해 영업이익 증가는 SK텔레콤만 누렸습니다. 영업이익이 8.75% 증가한 것인데요. 이마저도 설비투자(CAPEX)를 9.6% 줄인 덕입니다. 반면 KT는 2.4%, LG유플러스는 7.7% 감소했습니다. 기업은 통상적으로 규모의 성장 이후 시장 장악력을 높여 수익성 제고에 나서곤 하는 만큼 올해가 중요한 시점임을 알 수 있는데요.
 
문제는 올해부터는 시장 난이도가 쉽지 않을 것으로 진단된다는 점입니다. 우선 몇 년간 실적 효자 노릇을 해온 5G가 성숙기에 접어든 것이 결정적입니다. 지난해 말 기준 SK텔레콤은 68%, KT는 73%, LG유플러스는 64.3%의 5G 고객 비중을 달성했는데요. 5G 가입자 확대가 둔화되면서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상승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매출 기여도가 큰 무선사업의 저성장 기조는 실적 전망공시에서도 감지됩니다. 2023년 목표 성장률 대비 올해 전망치가 낮아진 점이 확인됩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85% 증가를 제시했지만, 올해는 1.65%라는 보수적인 전망치를 내놨습니다. KT는 2022년 매출 성장 5.2%를 기대했지만, 올해 목표 매출을 27조원으로 제시하며, 전년 대비 2.3% 성장을 설정했습니다. LG유플러스도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 성장을 4%로 제시했지만, 올해는 2% 성장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통신3사 사옥, 왼쪽부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사진=각 사)
  
통신비 인하 압박 지속…제4이통 등장도 부담
 
통신사를 향한 정부 압박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저가 요금 확대에 이어 최근에는 단말기 가격 안정화 및 이동통신단말장치유통구조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를 추진 중인데요.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단통법은 폐지하고, 선택약정 할인제도는 전기통신사업법으로 이관하는 방안입니다. 통신사들이 마케팅비 경쟁을 하도록 해 단말기 가격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취지인데요. 이는 결과적으로 통신사들의 마케팅비 확대를 자극할 가능성이 큽니다. 
 
사실 이같은 흐름은 최근의 통신사들의 기조와는 반대되는 방향입니다. 그간 3사는 비용통제에 나서며 마케팅비를 줄여 왔습니다. 지난해 마케팅 비용을 살펴보면, SK텔레콤은 전년 대비 0.6% 감소한 3조450억원을 투입했습니다. KT와 LG유플러스도 상황은 비슷한데요. KT는 지난해 판매비로 2조5437억원을 집행, 전년 대비 1.2% 줄였고, LG유플러스는 마케팅비로 2조1646억원을 지불했습니다. 전년 대비 4.9% 감소한 규모입니다. 하지만 정부 정책 방향이 경쟁 유도로 잡힌 만큼, 앞으로는 영업비용 증가가 불가피할 수 있습니다. 
 
서울 시내 휴대폰 대리점 모습. (사진=뉴시스)
 
제4이통 등장도 통신3사엔 달갑지 않은 이슈입니다. 알뜰폰에 가입자를 내준 데 이어 신규사업자와 시장을 나눠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5G 28㎓ 사업자인 스테이지엑스가 내년 상반기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내건 만큼 당장 시장에 유의미한 변화는 없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매출 확대는 더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시장 둔화가 예고되면서 통신3사는 경쟁사와 차별화 둘 수 있는 인공지능(AI), B2B 사업으로 타개책을 찾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은 텔코에 특화된 초거대언어모델(LLM)을 상반기 중 선보이고, AI데이터센터 사업 확장을 전개합니다. KT는 구독형 인공지능컨택센터(AICC) 확대와 프라이빗 LLM 시장 공략을 본격화합니다. LG유플러스는 익시젠 기반의 AI 에이전트 서비스 적용 범위를 B2B로 확대하고, AICC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입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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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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