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백현동 개발비리 사건의 핵심 인물로 알려진 로비스트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1심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이번 판결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연루된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에 대한 법원의 첫 판단으로 항후 이 대표 등의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정치인·공무원과 친분 이용 거액수수…국민 신뢰 훼손"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옥곤)는 13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알선수재)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대표에 대해 징역 5년과 63억여원의 추징을 선고했습니다. 이와 함께 법원은 김 전 대표가 도주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이날 법정구속했습니다.
재판부는 양형이유에 대해 "피고인(김 전 대표)의 범행으로 인해 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공정성과 청렴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크게 훼손됐다"고 했습니다.
이어 "해당사업에 관한 별다른 전문성, 노하우 없이 오로지 지방 정치인 및 성남시 공무원과의 친분만을 이용해 각종 인허가 사항에 여러 차례 적극 알선했다"며 "국민의 일반적인 상식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70억원이 넘는 거액을 수수했으므로 그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판시했습니다.
재판부가 지적한 지방 정치인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 성남시 공무원은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으로 풀이됩니다.
또한 재판부는 김 전 대표가 사업 인허가 알선에 관해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회장로부터 합계 약 74억5000만원의 현금과 함바식당 사업권 등 상당의 이익을 수수한 것을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다만 2015년 9월부터 2017년 4월까지 송금받은 2억5000만원은 알선 대가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김 전 대표는 보석 취소로 재판이 끝나자마자 구속됐고, 그의 변호인은 판결문을 검토한 뒤 항소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습니다.
"피고인·이재명 특수관계, 성남시 공무원들도 잘 알아"
이날 선고는 이 대표가 연루된 백현동 의혹 관련 첫 법원의 판단으로 향후 관련자들의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검찰은 이 사건을 이 대표가 성남시장 선거를 도운 김 전 대표에게 보답하고자 그의 청탁에 따라 각종 인허가권을 행사해준 '권력형 지역토착비리 사건'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이 대표는 이 사건과 관련해 지난해 10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날 재판부는 "피고인은 2005년경 시민운동을 함께 하면서 친분을 쌓은 이재명의 선거를 여러 차례 지원하면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과 그의 최측근인 정진상으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얻게되었고, 성남시 소속 공무원들도 피고인과 이재명, 정진상의 특수 관계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고 판시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이번 판결에 대해 정 전 실장 측은 청탁받은 사실이 없다며 추후 재판에서 무고함을 밝히겠다고 입장문을 전했습니다.
정 전 실장의 변호인단은 "해당 판결은 정 전 실장의 참여권과 방어권이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내려진 판결일 뿐만 아니라, 실제로 김 전 대표가 청탁을 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타인 사무 알선으로 대가를 수수, 약속하면 바로 알선수재죄가 성립한다"면서 "정 전 실장은 김 전 대표로부터 백현동 사업과 관련하여 청탁을 받은 사실이 없을 뿐만 아니라, 청탁을 제3자에게 전달한 사실도 전혀 없다"고 했습니다.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의 ‘대관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