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팬덤⑤)하이브, 국내 넘어 글로벌도 최강자 증명

최근 1년 스포티파이 글로벌 TOP200 월 평균 하이브 6.4곡 1위
YG·JYP·SM TOP200 랭크 곡수…월 평균 '0' 수준
"라이트팬덤 확장까지 인고의 시간 필요"

입력 : 2024-02-22 오전 10:55:42
 
[뉴스토마토 김재범·신상민 기자] 작년 11월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K팝 위기론’을 거론했습니다. K팝 신드롬 중심에 있는 하이브, 하이브를 이끄는 방 의장 발언은 예상치 못한 내용이었는데요. 강력한 헤비 팬덤은 확정성의 한계가 있기에 긴 호흡으로 소비를 확장시킬 라이트 팬덤이 보다 두터워져야 한다는 메시지였습니다. K팝 생명력 확장을 위해 ‘굵고 짧게’ 보다 ‘넓고 가늘고 길게’. K팝 시장을 이끄는 주요 동력에 대한 딜레마를 짚은 내용이었습니다. 라이트팬덤의 현 주소 <뉴스토마토>가 짚어봤습니다. 편집자주
 
음원 플랫폼 멜론을 통해 국내 라이트 팬덤의 영향력을 가늠했다면, 글로벌 라이트 팬덤의 흐름을 보기 위해선 글로벌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를 살펴야 하는데요. 멜론을 통해 가장 많은 국내 라이트 팬덤을 거느린 것으로 확인된 하이브(352820)가 스포티파이에서도 가장 많은 라이트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하이브를 제외한 국내 K팝 메이저 회사(JYP Ent.(035900), 에스엠(041510),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는 스포티파이에서 사실상 ‘제로’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특히 JYP엔터는 국내 활동 대비 해외 활동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결과물은 시원치 않습니다. 
 
표=뉴스토마토
 
글로벌 라이트 팬덤 사로잡은 하이브 
 
22일 <뉴스토마토> 자체 조사에 따르면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 글로벌 차트 최근 1년래(2023년 2월부터 2024년 1월 기준) TOP200 월 평균 진입 곡 수는 하이브가 6.4곡으로 4대 기획사 중 1위를 차지했습니다. YG엔터가 0.8곡, JYP엔터가 0.1곡으로 집계됐고, 에스엠은 평균 곡 수가 제로(0)였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하이브는 산하 레이블 별로 차이가 있었는데, 빅히트 뮤직이 가장 강세를 보였습니다. 빅히트뮤직이 평균 4곡, 어도어는 1.9곡, 쏘스뮤직은 0.4곡,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가 0.1곡을 차트에 진입시켰습니다. 빅히트 뮤직 소속 방탄소년단(BTS)의 'Take Two'(2023년6월)는 지난해 6월 공개 직후 두 달 간 TOP200에 머물렀습니다. 
 
BTS는 멤버들의 솔로곡도 라이트 팬덤층이 넓게 형성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7개월 동안 평균 3.7곡을 멜론 TOP100에 올린 정국은 스포티파이 글로벌 차트에서도 강세였습니다. 지난해 11월 앨범 발매 첫 주 'Standing Next to You'(1위), 'Yes or No'(31위), 'Hate You'(35위), 'Somebody'(52위), 'Shot Glass of Tears'(56위), 'Too Sad to Dance'(59위) 6곡이 TOP200에 진입했습니다. 
 
정국은 지난해 12월부터 'Standing Next to You'·'3D'(2023년9월) 'Seven'(2023년7월) 3곡을 TOP200 안에 올렸고, 지민은 'Like Crazy'(2023년3월)이 지난해 3월부터 TOP200에 올라 2024년 1월까지도 대중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뷔의 'Love Me Again'(2023년9월)는 발매 되자마자 차트 상위에 올라 1월까지 TOP200안에 머물렀습니다. 
 
하이브 소속 걸그룹의 약진도 눈에 띕니다. 어도어 소속 뉴진스는 지난해 상반기 동안 'Ditto'(2023년1월) 'OMG'(2023년1월) 'Hype Boy'(2022년8월)가 TOP200에 올랐고, 지난해 7월 발매한 'Super Shy'는 하반기 동안 꾸준히 TOP200에 머물렀습니다.  
 
쏘스뮤직의 르세라핌은 신곡 발매 후 1~2개월 가량 음원이 TOP200 안에 머물렀고, 지난해 10월 발매한 'Perfect Night'도 11월부터 2024년 1월까지 차트에 올랐습니다.  
 
방탄소년단 지민, 뷔, 정국.(사진=빅히트뮤직)
 
글로벌 선택 못 받은 YG·JYP·SM
 
하이브와 달리 경쟁 3사는 지난해 스포티파이 글로벌 차트에서 저조한 성적을 냈습니다. 글로벌 라이트 팬덤층이 형성돼 있지 않다는 반증입니다. 그나마 YG엔터가 블랙핑크 덕분에 1에 근접한 0.8곡의 성적을 냈고, JYP엔터와 에스엠은 글로벌 차트에서 전혀 성적을 내지 못한 ‘제로’(0)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YG엔터부터 살펴보면 지난해 상반기 블랙핑크의 'Pink Venom'(2022년9월) 'Shut Down'(2022년9월)이 TOP200에 올랐고, 지수의 신곡 '꽃'(2023년3월) 발매 이후 'Shut Down'과 함께 두 곡이 TOP200에 올랐습니다. 지수의 '꽃'은 4월부터 2달간 순위에 올랐다가 200위 밑으로 내려갔고 뒤를 이어 리사와 제니의 솔로곡이 각각 순위에 올랐지만 이마저도 장기간 지속되지 못하고 200위 밑으로 사라졌습니다. 
 
JYP엔터 소속 스트레이키즈의 '파이브스타'는 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K팝 음반에 등극했지만 신곡은 라이트 팬덤의 관심을 오래 받지 못했습니다. ‘특’(2023년6월)은 차트에 3주간 머물고 200위 밖으로 떨어졌습니다. ‘락’(2023년11월)은 첫 진입이 47위였지만 그 다음 주 152위까지 떨어진 뒤 200위 밖으로 사라졌습니다.
 
SM엔터 소속 에스파는 지난해 11월 발매한 'Drama'이 2주간 TOP200에 머무는데 그쳤습니다. SM엔터 소속 가수 중 에스파 외에는 어떤 가수도 스포티파이 글로벌 차트 TOP200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블랙핑크 지수, 제니, 스트레이키즈, 에스파.(사진=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K팝의 숙제 글로벌 라이트 팬덤 
 
스포티파이 글로벌 차트를 통해 확인한 K팝 영향력은 생각보다 저조했습니다. 글로벌 차트 TOP200에 평균 3.7곡의 K팝이 진입했을 뿐입니다. 하반기에는 평균 2곡으로 수치가 하락했습니다. 
 
JYP엔터에게는 이 같은 현실이 더 모질게 다가옵니다. 모든 아티스트가 사실상 국내 활동을 접고 해외 활동에 집중하고 있는데 정작 공을 들인 해외 음원 부문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라이트 팬덤을 확장하기 위해선 올해와 내년이 K팝에 있어 중요한 시점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뉴진스나 르세라핌이 글로벌 시장에서 어느 정도 바이럴에 성공해 라이트 팬덤을 확보한 것을 알 수 있다”며 “요즘 신곡을 보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영어 가사가 대부분인 곡을 발표하는데, 이는 곧 K팝 인기도 과도기에 접어들었다는 뜻”이라고 말했습니다. 
 
라이트 팬덤의 글로벌 확장을 위해선 소속사의 지속적인 투자와 인내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김성환 음악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이 지금의 인기를 얻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을 통해 ‘아미’를 쌓아갔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다른 소속사도 헤비 팬덤이 라이트 팬덤으로 확산되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트와이스.(사진=JYP엔터테인먼트)
 
김재범·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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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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