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정부가 이탈 전공의를 향한 '최후통첩'을 내렸지만, 떠나는 건수가 더욱 늘어나고 있습니다. 대형병원 수술 실적도 절반가량 줄어든 데다, 수술 지연 등으로 피해를 본 환자가 200명을 넘어선 상황입니다.
2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7시 기준 전국 상위 99개 수련병원 전공의 중 9909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 수는 전날 집계치인 1만34명보다 줄었습니다. 그러나 자료 제출이 부실한 1개 병원을 복지부가 집계에서 제외했기 때문입니다. 복지부는 해당 병원을 대상으로 시정명령 조치할 계획입니다.
최소 3개월 면허정지 및 사법절차에 착수하겠다는 복지부의 엄포에도 사직서 제출,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 수는 늘어만 가는 실정입니다. 주요 수련병원 중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 비중은 전날 80.5%에서 이날 80.6%로 소폭 늘었습니다. 근무지를 이탈한 소속 전공의 수도 8939명으로 전날 9006명보다 줄었지만, 근무지 이탈자 비중은 72.3%에서 72.7%로 늘었습니다.
복지부는 근무지에 복귀하는 전공의가 있다는 입장이나 파업 전공의 비율이 늘어난 점을 고려할 때 복귀 규모가 크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복지부는 오는 29일을 법적 절차 착수의 '마지노선'으로 두고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에게 '업무복귀명령'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29일까지 근무지로 복귀할 경우 지금까지의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통첩을 재차 강조하고 있습니다.
27일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의사가 수술부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러는 사이 '의료 공백'은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지난 26일에는 대전 한 병원의 응급실을 찾아 헤매던 80대 노인이 숨진 바 있습니다.
집단행동 이후 상급종합병원의 신규환자 입원도 24%가 줄었습니다. 수술은 상급종합병원 15곳을 기준으로 약 50% 수준으로 감소했습니다.
그럼에도 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의 평상시 중증도에 따른 환자 구성을 근거로 아직 의료대응 여력이 있다는 판단입니다.
박민수 복지부 차관은 "평상 시 상급종합병원 환자 구성은 평균적으로 55%는 중증환자, 45%는 중등증 또는 경증 환자"라며 "최근 상급종합병원 외래 진료량 감소 폭이 2.5%로 미미한 점을 감안할 때 중증환자를 진료할 여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전공의 파업에 따른 피해사례는 26일 오후 6시 기준으로 추가 51건입니다. 누적 278건의 환자가 전공의 파업으로 수술·입원 지연 등 의료 피해를 본 상황입니다.
피해 사례를 보면, 수술 지연이 207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진료 취소 29건, 진료 거절 28건, 입원 지연은 14건 등입니다. 피해 환자 중 58명은 피해보상 등을 위한 법률 상담을 받은 상태입니다.
박민수 차관은 "언제든 대화할 준비가 되어있다"며 "의사 집단행동을 접고 대표성 있는 창구를 마련해 구체적인 대화 일정을 제안해달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6일 오후 7시 기준 전국 상위 99개 수련병원 전공의 중 9909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27일 밝혔다. 사진은 브리핑 준비하는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