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해외부동산 대체투자 리스크 지표화

금감원, '리스크 측정' 프로그램 마련
특정국가 투자 현황 등 업계와 공유

입력 : 2024-03-07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금융감독원이 국내 보험사의 해외 부동산 대체 투자 관련 위험을 지표화하고 모니터링에 들어갔습니다. 국내 금융업권 가운데 보험사가 해외 부동산 대체 투자 비중이 가장 큰데요. 그럼에도 각사별로 투자 현황과 리스크 대응이 제각각이다보니 금감원 입장에서도 건전성을 살펴보기 어려웠다는 지적입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금감원과 보험사는 해외 부동산 대체 투자의 리스크 지표를 측정한 프로그램을 공동 개발해 시범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미 진행된 해외 부동산 대체 투자 건과 향후 리스크 대응 관련 보험사별 리스크 관리 기준을 세웠는지, 각 국가별 투자 상황이 어떤지 등에 대한 정보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금감원과 보험사가 해외 부동산 대체 투자에 관해 객관적인 지표를 측정해 관리를 시작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손실을 보고 있다곤 해도 아직까지는 관리가 가능한 수준으로 보고 있지만 회사들이 개별적으로 투자를 하다 보니까 전체적인 시장 위험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특정 국가와 지역의 투자 상황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보험사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면 리스크 관리를 할 수 있겠다는 차원에서 관련 프로그램을 1차적으로 개발해 도입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금감원은 그동안 국내 금융사들이 고위험 자산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있었으며, 그중 하나가 해외 부동산 대체 투자입니다. 해외 부동산 경기 침체로 향후 변동성이 더 클 것이라고 본 겁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금융권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56조4000억원입니다. 보험사의 비중은 56.6%로 금융회사를 통틀어 가장 높으며, 투자 잔액은 31조9000억원에 달합니다.
 
보험사들은 그중에서도 약 80%가량을 북미와 유럽에 집중 투자했는데요. 해외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부실 리스크가 커지고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조사업체 그린스트리트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미국과 유럽의 부동산 가격지수는 2022년 고점 대비 각각 22.5%, 22.0% 하락했습니다.
 
한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해외 부동산 대체 투자로 일부 손실을 입은 것은 사실"이라며 "변동성이 크다곤 해도 고금리가 가장 큰 문제라 앞으로 손실이 더 커질지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금융사들의 손실 우려가 커지자 금감원은 대책 강화를 주문했습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4일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고금리 지속에 영향을 많이 받으므로 적정 손실 인식, 손실흡수능력 확충 등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유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업계와 함께 위험성을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공동 개발해 아직은 감독 수단이 아닌 모니터링 용도로만 활용하고 있다"며 "그동안 해외 부동산 리스크를 판단할 수 있는 지표가 없었는데 이 시스템으로 위험도 증가에 대해 각 보험사들이 투자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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