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청주에서 열린 육아맘 간담회에서 갓난 아기를 안고 안경도 내어주고 아이들의 손도 잡았습니다.
현장에 참석한 엄마들은 흐뭇한 모습으로 쳐다봤습니다.
야당에 비판을 쏟아내며 공격적인 모습, 법무부장관일 때는 전 정권을 향한 비판으로 정치를 하던 모습 등 한동훈 비대위원장에 대한 이미지는 부정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육아맘들과 만나 국민의 어려움을 청취하는 모습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이날 한 위원장은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사교육비에 대한 부모의 부담, 영유아에 집중된 지원, 자영업자 부모에게는 아쉬운 정책 등 아이를 키우기 힘든 현실에서 강력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민원들이 많았습니다.
한 위원장은 차분히, 순발력 있게 소득에 따라 제한적으로 지원되는 약자 복지가 아닌 보편적 복지로 확대 등 준비중인 대책을 설명하고 놓치거나 부족한 정책에 대해 고민하고 보완을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엄마들은 열광했습니다.
현재 출산율은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작년 연간 출산율은 0.72명으로 전년 0.78명보다 대폭 줄었습니다. 내년에는 0.7명대가 깨질 전망입니다. 21년 기준 프랑스는 1.80명, 미국 1.66명, 일본 1.30명 등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지키고 있습니다.
신혼부부들은 아이를 반드시 낳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제 "아이를 낳으면 자기들 스스로 큰다"거나 "아이가 복덩이다", "아이를 낳으면 키우는 즐거움이 더 크다" 등의 이상적인 말들로만 선뜻 출산을 선택하는 순진한 부부들은 없을 것입니다.
이제 정부가 나서서 아이를 낳는 것이 즐거움과 기쁨이 된다는 것을 현실로 보여줘야할 때가 됐습니다.
친한 선배가 최근 고등학생 딸 아이의 대학 진학과 직업 선택에 대해 고민 상담을 해왔습니다. 딸의 꿈이 유치원 교사였는데 최근 고민에 빠졌다는 것입니다. 출생률이 떨어지면서 폐원하는 유치원들이 늘었다는 소식을 듣고 앞으로 더욱 아이들이 줄어들텐데 유치원 교사의 길을 가야할지 갈등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저의 대답은 "딸 아이의 꿈이라면 그래도 하는 게 맞다"였습니다. 정부와 정치인들이 우리나라 출산율 하락을 보고만 있지 않을 것입니다. 국민이 없으면 국가의 존립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걱정됩니다. 아직까지 정부나 정치인들이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는 것 같아서입니다.
출산율의 문제는 민생과 직결 돼 있습니다. 아이를 낳으면 보육부터 시작해 교육을 시켜 안정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사회 구성원으로 키워내기까지 그 가정의 확실한 재정적 지원과 문화적, 정서적 대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한 위원장은 근원적 부분에서 이런 감성적 부분을 건드렸고 국민의 어려움을 보듬었습니다. 비난만 하던 정치인이 성장하고 있다고 느끼는 부분이었습니다. 고되다는 국민의 한탄에 입을 틀어 막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손을 잡아주고 말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됐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민생토론회를 열고 있지만 한 위원장보다 지지를 못받는 이유가 강직함은 있지만 이같은 국민을 이해하는 감성과 순발력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민주당도 원내 1당을 지키고자 한다면 자리 싸움에 열중할 것이 아니라 민생을 살피고 국민들이 뭘 원하는지 정부가 못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정책과 대안을 가지고 국민들에게 다가가야 합니다.
국민들은 누가 원내 1당이 되고 정권을 잡고 권력을 잡는 것에 관심이 없습니다. 국민들 개개인을 잘 살게 해줄 정치인을 원할 뿐입니다.
육아맘 간담회에 참석한 김무빈 어린이가 한 위원장에게 쓴 편지의 문구를 통해서 그동안 잊고 있던 국가의 역할이 떠올랐습니다.
"아이들이 살기 좋은 나라가 행복한 나라니까요. 엄마가 일을 조금만 하고 우리를 더 빨리 데리러 오면 좋겠어요."
고재인 산업1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