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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11일 16:2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정부가 공식적으로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을 선언하며 코로나19 진단키트로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이뤘던 기업들이 실적 악화를 면치 못하고 있다. 기업들은 급격히 감소하는 진단키트 관련 매출을 상쇄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까지 실적 공백을 메우지는 못하는 모양새다. 이에 <IB토마토>는 진단키트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의 신사업 개척 등 생존 전략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에스디바이오센서(137310)가 코스피 시장에 등장한지 3년 만에 코로나19 엔데믹(풍토화)으로 인해 적자전환했다. 이에 에스디바이오센서는 당시 축적한 유동성 자금을 활용해 진단 사업을 이어갈 신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다만, 미국시장 개척을 위해 인수한 메리디언의 손실 폭은 풀어야 하는 숙제로 남았다.
(사진=에스디바이오센서)
영업이익 1조원으로 코스피 시장 등판했지만 엔데믹에 적자전환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해 2481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연도 영업이익 1조2612억원을 달성했던 것과 비교해 상반된 결과다. 이는 코로나19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매출이 급감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진단키트 등을 판매하는 체외진단 전문기업으로 코로나가 진행 중이던 2021년 코스피 시장에 등장했다. 당시 매출액은 2조9300억원, 영업이익 1조3877억원으로 코스피 시장 진입에 충분한 조건을 보유했다. 이후 2022년에는 매출액 2조9320억원을 달성한 데 이어 영업이익도 1조1466억원을 유지했다. 수익성 악화는 지난해 사실상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진행됐다. 지난해 매출액은 6206억원에 그쳤다.
실제 보고서가 나온 지난해 3분기까지 에스디바이오센서의 매출 구조를 살펴보면 코로나 진단 키트에 대한 의존도를 이해할 수 있다. 자가용 코로나19 진단 키트가 포함된 '면역화학진단' 제품의 지난해 3분기 매출은 1405억원(전체 28.32%)이다. 2021년(2조6688억원, 91.09%), 2022년(2조6592억원, 90.07%)과 비교하면 주요 제품 매출이 줄어든 상태다.
실적 악화가 심화된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해 재고자산충당금 등으로 비용이 발생했다. 실제 지난해 3분기 보고서를 살펴보면 재고자산 평가손실 충당금이 1431억원 만큼 설정돼 있다. 이 가운데 971억원이 평가손실로 반영됐다. 여기에 메리디언 인수를 진행하면서 공정가치와 장부가치의 차이를 일정 기간동안 상각비용으로 처리한 영향도 컸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4분기에도 재고자산 충당금 비용, PPA상각비 등 일시적인 회계적 비용 지출과 신제품 연구개발(R&D), 허가 등록을 위한 경상연구개발비에 지출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신사업 개척 아닌 '진단 시장'에서 활로 모색
엔데믹으로 새로운 국면에 맞이한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신시장 개척이 아닌 진단 키트 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당뇨 등 다양한 질병에 대한 제품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비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보고서를 살펴보면 에스디바이오센서는 ▲면역화학진단(STANDARD F 제품군) ▲분자진단(STANDARD M10 제품군) ▲기기개발(현장진단용 Chemistry 장비 및 형광면역진단 정성 분석 측정기, PCR장비 핵심기술 모듈화) ▲전기화학센서(CGMS 센서) ▲임상화학진단 등 총 5개 제품을 개발 중이다.
실제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해 3분기까지 연구개발비(율)로 490억원(9.87%)를 사용했다. 외형이 축소되고 실적 악화를 겪는 상황에서도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직전연도 같은 기간(318억원, 1.16%)보다 연구개발비를 늘린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코스피 시장에 등판한 2021년에는 연구개발비는 189억원(0.64%)만큼 투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진단 키트 사업 확장에 기대가 모인다. 지난해 전체 실적은 적자로 전환했지만, 4분기만 떼놓고 비교했을 때 영업손실 폭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에 따르면 직전분기 대비 영업손실이 5.5%포인트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미국 시장 진출에도 진심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22년부터 시작해 지난해 메리디언바이오사이언스(이하 메리디언)를 약 2조원 규모에 인수했다.
메리디언은 생명과학 사업과 진단 사업 부문을 영위하는 미국 진단기업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인수를 완료하면서 이번 인수 완료를 발판 삼아 진단 플랫폼을 강화하고 본격적인 미국 시장 진출을 한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메리디언을 인수하기 위해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유상증자를 진행하며 2278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기도 했다.
이번 인수로 유동성 자금이 대폭 감소하긴 했지만 미국 시장 진출을 이어가기 위한 자금은 여전히 넉넉한 상태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에스디바이오센서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4097억원이다. 직전연도말(1조9212억원)과 비교하면 대폭 줄어들긴 했지만 사업을 영위하는 데 문제가 없는 수준이다.
다만, 메리디언은 당기순손실 폭이 크기 때문에 인수 자금 만큼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지배력을 획득한 이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발생한 메리디언의 당분기순손실은 847억원이다. 향후 자리를 잡는 데까지 시간이 다소 걸리겠지만 당기순손익으로 시작하는 영업활동현금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 관계자는 메리디안의 손실 개선 방향에 대한 <IB토마토>의 질문에 "향후 방향까지는 전하기 어렵다"라며 말을 아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