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현재 '제2 전성기'를 맞고 있는 조선업황으로 신조선가 선행 지표 역할을 하는 중고선가지수와 조선 업황을 보여주는 신조선가지수가 동반 상승하고 있습니다. 신조선가는 신규 건조 선박 가격을 지수화한 지표입니다. 최근 신조선가는 지난 2008년 조선업 초호황기 이후 16년만에 180선을 넘기며 고공행진 중입니다. 아울러 신조선가가 역대 최고치를 뚫을 수 있을 지도 주목되는 상황입니다.
14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이달 8일 기준 신조선가는 181.81p로 전주 대비 0.2% 상승했습니다. 중고선가도 165.37p로 전주대비 0.2% 오르며 7주 연속 오름세로 나타났습니다. 신조선가가 180선을 넘어선 건 2008년 이후 처음입니다. 역대 가장 높은 신조선가는 2008년 8월 191.51p입니다.
중고선가지수 및 신조선가지수 그래프. (인포그래픽=뉴스토마토)
두 지수의 상승세는 전 세계 강화된 환경규제 때문으로 읽힙니다. 현재 국제해사기구(IMO)는 탈탄소 체제를 준비하며 환경규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IMO는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을 2008년 대비 100% 줄일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 해운사들은 잇달아 노후된 선박을 친환경 선박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2000년대 발주된 선박들도 최근 들어 수명주기가 다해가면서 친환경선 교체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따라서 국내 조선사들이 이미 3~4년 치 일감을 확보한 데다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수주가 물밀듯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HD한국조선해양(009540)은 올해 현재까지 총 선박 69척, 83억8000만달러를 수주했습니다. 아직 1분기가 지나지 않았지만 연간 수주 목표인 135억달러 대비 62%를 달성한 수준입니다.
삼성중공업(010140)은 올해 목표 97억달러 중 39% 수준인 38억달러의 수주 물량을 기록 중입니다.
한화오션(042660)의 경우 5억1000만달러 규모의 선박 건조 계약을 맺었습니다.
조선사의 일감이 충분히 쌓인 현 상황에선 중고선가와 신조선가 지수가 동반 상승할 것이란 의견이 나옵니다. 업계 관계자는 "중고선가는 당시의 용선료, 운임 등에 주로 영향을 받는 반면, 신조선가는 조선사의 도크 상황, 슬롯, 원자재 가격, 시장 전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측면이 있다"며 "요즘처럼 조선사의 수주잔량이 충분한 상황에서는 중고선가와 신조선가가 함께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대삼호중공업이 건조해 2024년 인도한 17만 4천 입방미터(㎥)급 LNG 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사진=HD현대)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