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안철수 말고는 누가 출마하는지 모르겠어요", "이광재가 사회적 약자를 대변할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 11일 찾은 경기 성남 분당갑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한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인지도는 이 지역 현역인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가 높았습니다. 반면 기대감은 민주당 후보인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으로 쏠렸습니다.
이광재 전 국회사무총장이 12일 성남시의회에서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광재 선거사무소)
안철수 가는 곳마다 '인산인해'…'정권심판론' 분위기도 감지
현역인 안 의원은 안랩과 대선 후보 경력 등으로 쌓은 인지도가 자산이었습니다. 판교역 근처에서 만난 20대 직장인 남성 민모씨는 "안 의원은 알지만 다른 후보들에게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서현역 부근에서 인터뷰에 응한 30대 여성 윤모씨 역시 "투표할지 잘 모르겠다"며 "안 의원만 알고 다른 후보들은 관심이 별로 없고 누가 나오는지 잘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안 의원은 자신의 인지도를 한껏 활용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안 의원은 이날 오후 늦게 서현역에서부터 근처 상가까지 돌았고, 그동안 같이 사진을 찍으러 오는 시민들이 쇄도했습니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 고등학생 자녀 데리고 자신 찍은 여성, 중년 남성, 커플 등 연령대와 성별도 다양했습니다. 한 20대 남성은 "꼭 찍어주겠다"며 "제 아버지도 안 의원과 학교가 같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11일 성남 분당구 서현동에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학생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에 반해 이 전 총장은 본인의 이미지, 정권심판론, 민주당 자체에 대한 기대감으로 승부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일부 시민들의 반응도 '정권심판론'에 공감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야탑동에 산다는 황원탁씨(87세·남성)는 "안 의원이 국민 삶, 나라 발전,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한 게 뭐 있느냐. 퇴출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 전 총장은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대안이기 때문에 이 전 총장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과거 현역이었던) 김병관 전 의원이 안 의원에게 패할 때 선거운동원이 눈에 보이지 않았다"며 "발로 뛰는 사람이 이기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서현동에서 노점상을 하는 김순자(가명·60대·여성)씨 역시 "원래 투표도 안했다"면서도 "이번에는 없는 사람들 위하는 민주당 찍어야지"라고 말했습니다.
좁혀지는 양자 대결…지역 현안 짜는 캠프들
여론조사에서도 안 의원의 인지도와 이 전 총장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모습입니다. 지난 13일 공표한 <YTN·엠브레인퍼블릭> 여론조사(9~10일 조사, 표본오차 ±4.4%포인트, 전화면접조사)에서 안 의원이 45%, 이 전 총장이 36%로 나타났습니다.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적극투표층에서는 안 의원 45%, 이 전 총장 42%로 좁혀졌습니다.
12일 발표한 <MBC·코리아리서치> 여론조사(10~11일 조사, 표본오차 ±4.4%포인트, 전화면접조사)에서도 안 의원은 47%. 이 전 총장 39%였습니다. 역시 적극투표층에서 안 의원 47%., 이 전 총장 46%로 박빙의 수치를 보였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경기 성남 야탑역 부근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및 이광재 민주당 후보 선거사무소가 보인다. (사진=뉴스토마토)
각자 강점이 있는 두 후보는 한 지역민이라도 더 끌어들이기 위해 지역 현안 대응과 공약으로 승부하고 있습니다. 안 의원은 지난 11일 서현동 주민들에게 인사하다 인도 한가운데 놓인 킥보드를 보고는 "규정있어야 해. 장사하는 사람들이 (킥보드 놓아두는 곳을) 만들어놓고 해야지"라고 했습니다. 13일에는 지역 공약으로 분당·판교가 한국형 실리콘 밸리로 진화하기 위해 산·학·연이 연계된 산업기반 조성을 핵심과제로 삼는 정책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 전 총장 역시 지난 14일 △지하철 3호선 연장 △8호선 서현, 광주 오포까지 연장 △판교~백현마이스역-판교대장역까지 ‘추가 지선’ 도전 △GTX, KTX, SRT 성남역 유치 △수서-광주선에 도촌사거리 경유노선으로 야탑·도촌역 신설 기반 마련 △성남종합버스터미널 정상화 등의 공약을 내놓았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