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국내 유료방송의 가입자 기반 매출이 매해 줄어들고 있습니다. 유료방송 서비스의 대체제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이용자들이 늘어나면서 주요 수익원이었던 주문형비디오(VOD)의 매출 감소가 매해 커지고 있는 까닭입니다. 가격 인상을 단행하는 OTT와 달리 이용가격을 올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인데요. 국내 유료방송업계는 다각화로 활로 찾기에 나섰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2023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 보고서에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에 이어 인터넷(IP)TV의 월평균 가입자당평균매출(ARPU)도 매해 하락세를 기록 중입니다. IPTV의 가입자매출 기준 월평균 ARPU는 2019년 1만4076원, 2020년 1만4039원, 2021년 1만3621원, 2022년 1만3312원으로 떨어졌습니다. 가입자 매출 기준 ARPU는 방송사업매출에서 홈쇼핑송출수수료 등을 제외한 가입자 매출을 가입자 수로 나눠 집계한 것인데요. 유료방송서비스 이용을 위해 매월 평균적으로 이용자들이 내는 비용을 뜻합니다.
LG헬로비전(037560)·SK브로드밴드·HCN·딜라이브·CMB 등 MSO의 ARPU는 하락 폭이 더 큰 편입니다. 2019년 이들의 월평균 ARPU는 9831원이었지만, 2020년 9560원, 2021년 9123원, 2022년 8799원으로 떨어졌습니다.
그동안 영화·드라마 등 콘텐츠 시청을 위해 케이블TV나 IPTV 플랫폼을 이용해 왔지만, OTT 중심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기존 유료방송 플랫폼 영향력이 낮아졌습니다. VOD를 구매하는 대신 OTT 구독으로 눈 돌리는 이용자들이 많아지고 있는 건데요. 2020년 66.3%, 2021년 69.5%, 2022년 72%였던 OTT 이용률은 지난해 77%로 증가했습니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해외시장처럼 코드컷팅으로 확대되는 양상은 아니지만, 기존 유료방송의 매출이 OTT에 빼앗기는 모습"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국내 유료방송사업자들은 다각화를 통해 활로 찾기에 나섰습니다. LG헬로비전은 오는 21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방송채널사용사업,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콘텐츠사업, 기타 콘텐츠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정관변경을 추진합니다. 앞서
LG유플러스(032640) 자회사 미디어로그의 방송채널사용사업을 양수하며 더라이프·더드라마·더키즈 등 3개 채널을 확보했는데요. 팔도상회, 태군노래자랑, 제철 요리해주는 옆집 누나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이던 것에서 콘텐츠 제공자로서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입니다.
SK브로드밴드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2030년 데이터센터 용량을 현재 수준의 2배가 넘는 200㎿로 늘리겠다는 목표입니다. 콘텐츠 수급 확대도 나서고 있습니다. 영화·해외 드라마 월정액 서비스 오션을 통해 이달부터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오리지널콘텐츠 제공에 나섰습니다. LG유플러스는 고급형 요금제 가입 고객 혜택을 확대합니다. 기존 VIP 혜택을 프리미엄 클럽으로 변경해 최신 셋톱박스 무료 교체와 유튜브 프리미엄 할인을 제공합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