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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정준우 기자]
동국홀딩스(001230) 계열사인
동국씨엠(460850)이 자본준비금(자본잉여금) 1000억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배당·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을 확대할 전망이다. 이는 지주사 동국홀딩스의 배당 정책에 맞추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동국홀딩스는 지난해 상반기 지주체제 전환 전 '순적자가 2년 이상 이어지지 않을 경우 영업적자를 기록해도 배당을 실시하겠다'라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자본준비금 전입으로 주주환원 재원 확대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국씨엠은 오는 3월21일 주주총회에서 자본준비금 1000억원을 감액하고 이를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하는 안건을 올린다. 이익잉여금 확충을 통해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책을 확대한다는 것이 동국씨엠의 방침이다.
현행법상 배당 혹은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책은 이익잉여금을 통해서만 실행 가능하다. 이에 동국씨엠은 자본준비금의 이익잉여금 전입을 통해 주주환원 재원을 마련한다.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하기 위해서는 주주총회의 결의가 필요하다. 업계에 따르면 자본준비금의 이익잉여금 전입건은 주주총회에서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동국홀딩스의 동국씨엠 지분율이 지난해 말 기준 30.34%인데다 소액주주들의 찬성도 높기 때문이다.
동국씨엠이 자본전입금의 이익잉여금 전입을 추진하는 이유는 높지 않은 이익잉여금 규모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동국씨엠의 이익잉여금은 73억원(지난해 말 기준)으로 지난 18일 동국씨엠의 종가(주당 6320원)기준 유통 주식수(12월31일 기준 2984만8416주)의 1%만 매입해도 19억원 수준으로 전체 이익잉여금의 25.9%를 차지한다. 아울러 지난해 동국제강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사업일수가 7개월에 불과했던 점도 이익잉여금이 낮았던 원인으로 꼽힌다.
반면 동국씨엠의 자본준비금은 지난해 말 기준 6280억원으로 이익잉여금에 비해 훨씬 넉넉하다. 자본준비금은 상법상 자본금 전입과 결손금 보전 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다. 동국씨엠의 경우 결손금이 없는 데다 자본금이 1495억원에 달해 향후 자본준비금 일부를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해도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기 위한 요건은 자본준비금과 이익잉여금의 총액이 자본금의 1.5배를 초과하는 경우면 된다. 동국씨엠의 자본준비금과 이익잉여금 총액은 6353억원으로 자본금(1495억원)의 1.5배를 초과한다. 이 중 일부를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배당 등에 활용하더라도 부담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동국씨엠은 자본준비금 전입을 통해 향후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가치 환원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1000억원이 이익잉여금으로 전입되면 동국씨엠의 이익잉여금은 1040억원으로 늘어난다.
배당 확대 최대 수혜자는 '동국홀딩스'
동국씨엠이 배당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지주사 동국홀딩스의 주주환원 정책이 있다. 지난해 상반기 동국홀딩스(당시 동국제강)가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하겠다는 내용을 임시주주총회 자리에서 발표했다. 동국홀딩스의 주주환원책 확대 방침에는 배당 실시 요건과 최대 배당금액 책정 기준 등이 담겼다.
동국홀딩스는 임시 주총에서 '2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하지 않으면 영업적자를 기록해도 배당을 실시하겠다'라고 밝혔다. 또한 잉여현금흐름(FCF)의 30%를 최대 배당금으로 책정할 수 있다는 최대 배당금 한도 규정도 공개했다.
동국홀딩스의 배당 방침에 따르면 동국씨엠은 올해 배당 실시 요건이 충족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동국씨엠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67억원, 순이익은 101억원으로 배당이 가능하다. 다만 FCF의 30%를 최대 배당금으로 책정하지 않았다. 동국씨엠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FCF는 -823억원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에 유형자산 투자 등 투자 비용을 제외한 수치다. FCF가 적자임에도 불구하고 재무제표상 당기순이익은 흑자를 나타냈기 때문에 배당 요건이 충족된다.
한편 동국씨엠이 지주사 동국홀딩스에게도 배당금을 지급함으로써 지주사 매출을 키울 수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동국홀딩스가
동국제강(460860)과 동국씨엠,
인터지스(129260) 등 종속기업 및 관계기업들로부터 수취한 배당금 수익은 94억원이었다. 올해부터 동국씨엠과 동국제강 관계사들이 배당을 확대할 경우 동국홀딩스의 매출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배당 확대에 따라 단일 주주 기준으로 동국홀딩스가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동국홀딩스는 지난해 동국제강 인적 분할 이후 주식 공개매수를 통해 동국씨엠 지분 30.34%를 확보했다. 동국홀딩스가 순수 지주사로 바뀌면서 향후 동국씨엠의 배당 확대가 동국홀딩스의 매출 증가로 이어질 전망이다. 아울러 지난해 말 기준 동국씨엠의 지분율 55.35%를 차지하는 소액주주들의 배당 이익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동국씨엠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의 전입은 향후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라며 “향후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