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산업은행, 정부 덕에 '숨통'…정책금융 기대감 '솔솔'

현물 출자 규모 역대 최대 2조원 예상
총자본비율 14% 넘게 오를 듯

입력 : 2024-03-18 오후 6: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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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산업은행이 정부의 힘을 빌려 정책금융 확대에 나선다. 한국전력(015760)의 적자 지속부터 KDB생명과 HMM(011200) 미매각 등 자본 적정성 개선에 고전했으나 이번 출자로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이번 출자 효과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산업은행 본점. (사진=산업은행)
 
정부 지원으로 자본 적정성 개선
 
18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가 산업은행에 현물 출자를 실시한다. 이번 현물 출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주식 등 보유 공기업 주식 2조원 규모로 실행된다. 지난 2015년 산업은행이 기업투자촉진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돼 지원한 2조원의 현물출자 이후 최대 규모다.
 
정부는 지금까지 정부 보유 재산을 등가 자산으로 교환하는 국유재산 관리 차원으로 산업은행에 현물 출자를 진행해 왔다. 정부는 지난 2022년 12월 산업은행에 5650억원 규모로 현물 출자했고, 지난해 3월에도 정부는 4350억원의 LH주식을 현물 출자해 산업은행을 지원했다.
 
산업은행은 총자본비율 상승을 위해 후순위채를 발행하고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등의 노력을 이어왔으나 적정성 개선은 쉽지 않았다. 한전의 적자가 지속되는 데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HMM의 주가마저 흔들리면서 산업은행 자본도 출렁였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HMM의 주식 20.7%를 보유하고 있다. HMM은 18일 전일 대비 0.56% 오른 1만6050원으로 장을 마감했지만 지난해 말 종가 1만9580원에 비해 18% 하락한 수치다. 지난 14일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이 HMM 재매각 관련 시기와 방법을 관계부처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자세한 로드맵은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최근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지만 한전도 여전히 문제다. 산업은행은 한전 최대주주로 32.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한전 실적이 고스란히 산업은행 실적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이같이 자본적정성이 위협받자 산업은행은 지난 2022년 말 5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총 1조500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정책금융 역할 확대 기대감 높여
 
산업은행이 2조원을 받게 되면서 정책금융 역할을 확대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부풀고 있다. 지난해 출자 당시 기획재정부는 해당 현물 출자를 통한 자본보강으로 산업은행이 회사채와 기업어음(CP)매입 프로그램, 건설사 보증 프로젝트파이낸싱(PF)매입 프로그램 등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말 산업은행의 BIS비율은 13.66%다. 지난 2020년 16%에서 지난해 2분기 말을 제외하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해 3분기 산업은행의 총자본은 40조3859억원, 위험가중자산은 295조5498억원이다. 만약 지난해 3분기 자본에 변화가 없을 경우 2조원이 총자본에 더해져 산업은행의 총자본은 42조3859억원으로 증가한다.
 
위험가중자산도 변화가 없을 것으로 가정했을 때 산업은행의 총자본비율은 14.34%로 지난해 3분기 대비 0.68%p 오른다. 이달 안 실행될 것으로 알려진 이번 출자가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출자로 인한 자본적정성 향상은 올해 1분기 BIS비율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적정성 향상은 지난해 금융위원회가 밝힌 정책자금 목표액과도 연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는 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 등 금융위원회 소관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올해 정책자금 목표액을 지난해보다 11조원 증액시킨 205억원으로 책정했다.
 
특히 기업경영 애로 해소 지원에 가장 큰 규모로 지원하며, 글로벌 초격차산업 육성과 산업구조 고도화에 각각 15조6000억원과 17조3000억원을 투입한다. 미래신산업의 성장과 경쟁력 강화에도 13조1000억원을 지원한다. 
 
그러나 이번 출자 효과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확실치 않다. 산업은행은 총자본비율 상승을 위해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등의 노력을 이어왔으나 매번 일회성에 그쳤다. 미매각 상태에 머물러있는 KDB생명과 HMM 매각, 한전 적자의 본질적인 개선 없이는 정책금융 확대의 지속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2분기 대우조선해양(한화오션(042660)) 대손충당금 환입 영향을 받아 산업은행의 총자본비율은 14.11%로 급등했으나 지난해 3분기 다시 13%대로 복귀했다.
 
다만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현물 출자는 산업은행이 주체가 아니기 때문에 밝힐 수 있는 내용이 없다"며 "정책금융 규모 등 사안도 세부 사항도 말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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