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KT(030200) 직원 수가 2만명을 밑돌며, 역대 최저 수준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최근 5년간 추이로 봐도 직원 수 감소는 뚜렷한 모습인데요. 직원 가운데 비정규직 비중은 확대되고 있습니다. 고용확대를 통한 사회적 책임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SK텔레콤(017670)과
LG유플러스(032640)가 같은 기간 직원 수를 유지한 것과도 대조되는 모습인데요. KT는 인공지능(AI), 디지털전환(DX) 인력 확대에 집중하는 모습인데, 현재와 같은 인력 효율화는 국가기간망인 KT 네트워크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시선도 나옵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KT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KT 직원 수는 1만9737명으로 집계됐습니다. KT 창립 이래 가장 적은 수치입니다. 최근 5년간 KT는 지속해서 직원 수를 줄여왔는데요. 2019년 2만3372명에서 2022년에는 2만544명으로 줄어들며 간신히 2만명을 유지했지만, 지난해에는 2만명도 붕괴됐습니다. 10년 전 3만2400명을 넘겼던 것에 비하면 1만명 넘게 축소됐습니다.
대개 실적이 줄어드는 긴축상황에서 직원 수가 줄어들지만, KT는 2년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했습니다. 2019년 매출 24조원을 돌파한 이후 주춤하다 2022년 25조6500억원으로 연매출 25조 시대를 열었고, 지난해에는 26조3762억원을 달성했습니다.
직원 수 감소에 더해 기간제 근로자 비중 확대도 관찰됩니다. 2019년 2.4% 수준이었던 기간제 근로자 비중은 5년간 꾸준히 상승세를 기록, 지난해에는 3.6%로 높아졌습니다.
국민기업을 표방하고 있는 KT가 고용확대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특히 이 기간 직원 1인 평균 급여는 매해 상승했습니다. 2019년 8500만원에서 2021년에는 9500만원으로, 2022년부터는 연봉 1억원을 뛰어넘었습니다. 미등기임원의 보수 상승폭은 직원 대비 더 큰데요. 2021년부터 연평균 2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기보다는 임금잔치에 주안점을 뒀다는 얘기입니다.
KT의 지난해 직원 수 감소는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5년간 비슷한 규모를 유지하는 것과도 대비됩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자연 증감분에 따라 직원 수 변동은 있을 수 있다"면서도 "통신업계는 타 산업 대비 안정적인 고용 창출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SK텔레콤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5420명을 기준으로 오름세와 내림세를 유지했고, LG유플러스는 1만명을 기준으로 비슷한 규모를 유지했습니다.
문제는 최근 지속된 KT의 인력 효율화가 전통적인 유무선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KT는 구현모 전 대표 시절 디지털플랫폼기업(디지코)에 이어 김영섭 대표 체제 하에서는 통신 역량에 IT와 AI를 더한 AICT를 비전으로 제시하면서 AI와 DX 중심 인력 채용은 확대하고 있습니다. 전체 인력이 줄어드는 가운데 신사업 중심으로 채용이 집중되면서 전통적인 네트워크 부문 인력은 감소하는 구조여서, 관리의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한영도 상명대 글로벌경영학과 교수는 "1981년 KT 전신인 한국전기통신공사 출범 당시 채용된 대규모 인원에 대한 정년퇴직이 진행되지만, 신규 채용은 퇴직인원에 미치지 못해 절대적 인원이 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도 "신규 인력이 AI와 DX부문에 집중되고, 전통 통신부문 인력은 빠져나가는 인원만큼 충원이 안 되면서 인력 육성을 등한시하고 있는데, 국가의 전국적 네트워크를 관장하는 사업자로서 현재의 인력 구조는 잠재적 리스크를 안고 있다고 보여진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KT는 "한해 1000명 정년퇴직으로 자연스레 인력이 감소되는 부분이 있다"며 "올해 인재채용 1000명을 기획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