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현대차(005380)그룹이 2026년 말까지 3년 간 국내에서 8만명을 채용하고 68조원을 투자합니다. 채용에 따른 고용 유발효과까지 포함하면 국내에서만 19만8000만명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현대차그룹은 26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국내 채용 및 투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11월 현대차 울산 EV전용공장 기공식에서 기념연설을 하고 있는 정의선 회장.(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의 대규모 투자·고용 발표는 이례적인데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주요 그룹사 주가가 역대 최고가에 근접한 상황에서 최근 주주총회를 통해 주주들이 현대차그룹의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과 청사진 제시를 요구한 데 따른 것입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고용 및 투자계획 발표는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며 "산업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융합되는 빅 블러(Big Blur) 시대 및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의 채용은 전동화 및 소프트웨어정의차량(SDV) 가속화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 집중됐는데요. 8만명의 55%인 4만4000명이 신사업 분야에서 채용될 예정입니다. 또 신차 개발, 글로벌 사업 등에 2만3000명을 채용하고 정년 퇴직자 등 고령자 1만3000명을 고용할 방침입니다.
현대차그룹의 연평균 투자규모는 약 22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17조5000억원 대비 30% 늘어났습니다. 특히 전동화, SDV, 배터리 기술 내재화 체계 구축 등 연구개발(R&D) 분야에만 전체의 46%인 31조1000억원이 투자됩니다.
현대차 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 조감도.(사진=현대차그룹)
경상투자(35조3000억원) 핵심은 전기차 공장과 현대차그룹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입니다. 올해 2분기에
기아(000270) 광명 전기차 공장을 완공하고 소형 전기차 EV3를 생산해 국내외에 판매합니다. 내년 하반기에는 기아 화성 전기차 공장을 준공하고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전기차를 생산합니다. 현대차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에서는 2026년 1분기 제네시스의 초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모델을 시작으로 다양한 차종을 양산할 계획입니다.
현대차그룹이 서울 삼성동 부지에 추진 중인 GBC 프로젝트의 경우 지난달 초 50층대 타워 2개동과 문화·편의시설을 위한 저층 4개동 등 총 6개동의 GBC 설계 변경 제안서를 서울시에 제출했습니다. 105층 타워와 문화·편의시설용 저층 건물 등 총 5개동으로 구성됐던 과거 설계안의 기본 틀을 유지하면서 초고층 타워를 50층대 건물 2개동으로 분산 배치했죠.
현대차그룹은 초고층 타워를 50층대 건물들로 분산배치하면서 감축한 투자비를 △세계 최고 수준의 건축가와 협업을 통한 미래 랜드마크 디자인 개발 △탄소저감 친환경 신기술 대거 적용 △도심항공모빌리티(UAM)·PBV·로보틱스 등 첨단 모빌리티 기술 접목 등에 집중 투입할 방침입니다.
서울시가 내년 하반기 중 설계 변경안의 인허가 절차를 완료하면 건설 본격화로 GBC 프로젝트에서만 2026년까지 약 4조6000억원 투자 및 9200명의 신규 고용이 이뤄집니다. 2030년까지는 총 19조5000억원 투자, 누적 기준 5만6000명가량의 고용이 창출됩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한국을 중심으로 미래 사업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신사업은 물론 기존 핵심사업 분야에서도 차별화된 기술과 제품으로 만족도 높은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