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소각 꺼리는 중소형 증권사…주주환원 요구 거세진다

정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핵심방안…업계 동참 예상
부국·신영·대신·유화 등 자사주 넘쳐
5월 기업 밸류업 공시 가이드라인 공개

입력 : 2024-03-30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중소형 증권사들이 자사주 소각을 꺼리면서 주주환원에 대한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습니다. 자사주 소각이 정부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핵심 방안으로 꼽히는 만큼 중소형사들도 결국 동참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고 자사주 비중이 높은 증권사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부국증권이 자사주 비중이 42.73%로 가장 높습니다. 뒤를 이어 신영증권(36.02%), 대신증권(26.07%), 미래에셋증권(24.21%)이 20%대에 달하고, 유화증권(19.31%), SK증권(12.42%), 이베스트투자증권(9.15%), 키움증권(7.99%), 유진투자증권(5.19%), DB금융투자(3.93%) 등도 많은 자사주를 보유 중입니다. 
 
이들 중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 NH투자증권 등 일부 대형사들은 자사주 소각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중소형사들은 대부분 자사주를 매입하고 소각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유화증권의 경우 지난 2021년 소액주주들이 자사주 소각을 주주제안으로 주주총회 안건에 올렸지만, 대주주의 반대로 부결됐습니다. 여전히 소액주주들은 자사주 소각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증권사들의 이같은 행보는 경영권 방어를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자사주엔 의결권이 없으나 경영권 분쟁 등 필요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우호 세력에게 자사주를 넘겨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서입니다. 또한 자사주를 임직원과 특수관계인에게 상여금 등으로 지급해 손쉽게 지분율을 높일 수도 있습니다.
 
자사주 소각에 따른 유보이익과 자본 감소가 부담이라는 시각도 많습니다.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시장가격에 팔면 회사엔 이익잉여금이 되지만, 소각하면 자본이 줄어 그만큼 부채비율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행동주의펀드와 일부 소액주주들은 기업의 주주총회에서 주주환원 요구를 넘어 경영권 분쟁에까지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등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주가와 주주환원도 꾸준하게 증가하는 실적에 상응해야 한단 주장이 정부의 밸류업 정책과 맞물려 힘을 얻고 있습니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의 법제화 기대감도 큽니다. 현실화될 경우 자사주가 많은 주식들은 폭발적인 주가 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5월 중에 밸류업 세부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증권사들이 자사주를 소각하거나 배당금을 늘리는 등 주주환원 활동이 더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오는 5월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는 기업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2차 세미나를 개최하고 밸류업 공시 가이드라인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6월 중 공시 원칙, 절차, 내용, 방법 등에 대한 '기업가치 제고계획 가이드라인' 최종안을 확정하고 '통합 홈페이지'도 구축할 계획입니다.
 
금융당국은 오는 5월 기업 벨류업 공시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사진=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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