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이 지난달 평균 일간활성이용자(DAU) 170만명 돌파를 기록했습니다. 3월31일에는 역대 최대 DAU도 달성했습니다. 넷플릭스 DAU에 뒤처지지만 국내 OTT들의 평균 DAU가 100만 수준에 머무는 것 대비 높은 수치인데요. 지난 2월 역대 최대 DAU를 달성한 이후 한달만에 기록을 경신한 점에서도 의미가 있습니다. 미숙한 프로야구 중계와 운영으로 혹평을 받았음에도, 프로야구팬을 흡수하며 독점 중계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는 평이 나옵니다.
주말 야구팬 티빙 켰다…DAU 206만5453명 '역대 최대'
4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티빙의 평균 DAU는 170만1210명을 기록했습니다. 3월 한달간 매일 170만명 이상이 티빙에 접속했다는 것을 의미하죠. 지난해 평균 DAU 132만8000명보다 28.1% 늘어났습니다. 같은 기간 넷플릭스의 평균 DAU 256만6501명 대비로는 뒤처지지만, 웨이브(108만5061명)와 쿠팡플레이(93만9146명)를 여유롭게 따돌리며 국내 OTT 1위 자리도 공고히 지켰습니다.
3월31일에는 DAU가 206만5453명을 기록하기도 했는데요. 앞서 티빙이 달성했던 최고기록은 2월6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4강전 당시 202만291명입니다.
평균 DAU를 끌어올리고, 한달만에 최대 수치를 경신한 것은 3월부터 시작한 티빙 프로야구 중계 덕분입니다. 티빙은 연평균 450억원에 2026년까지 KBO리그 뉴미디어 생중계권을 독점 획득했죠. 프로야구 중계 시작 전인 지난달 1일부터 8일까지 평균 DAU는 156만9715명에 그쳤지만, 시범경기를 처음 중계한 3월9일 184만6914명을 기록했습니다. 정규시즌 개막 첫 주말인 지난달 23~24일에는 각각 198만9291명, 198만8941명을 기록했습니다. 야구 경기가 없는 월요일인 25일 DAU 153만9000명 기록과 대비되는 모습입니다.
앞서 티빙은 중계 초기 야구 용어 세이프(safe)를 세이브(save)로 표기하는 등 기본적인 자막 오류 등 미숙한 운영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습니다. 이에 최주희 티빙 대표는 직접 취재진 앞에서 "시범경기 서비스 중계에서 미흡했던 점을 모두 인지하고 있다. 개막에 맞춰서는 완벽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정규시즌 개막 후에도 송출시스템 조작 실수로 1분여 중계가 끊기는 사고도 있었습니다.
다만 이후 인력을 확충하고 매일매일 팬들의 피드백을 수용하면서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중계 개선을 위해 그룹 계열사인 CJ올리브네트웍스 대신 새 외주사인 앵커와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앵커는 네이버(
NAVER(035420)) 야구 중계에 참여했던 업체입니다. 이밖에 한화 이글스의 이례적인 선두 질주가 화제가 되면서 야구 중계를 찾는 팬들이 늘어난 것도 DAU 증가 이유로 지목됩니다.
CJ ENM(035760) 관계자는 "국내 OTT 중 단독으로 제공한 tvN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환승연애 시즌3과 피라미드 게임도 화제성을 끌어올리고 있는데, 프로야구 중계 시너지가 더해진 결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티빙 야구 중계화면. (사진=티빙 앱)
"국내 야구 팬덤 문화로 가입자 유입효과"
전문가들도 프로야구 중계는 티빙에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강력한 팬덤을 보유한 대표 스포츠이기 때문인데요.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장은 "티빙의 이용자 추이는 우상향하며 늘고 있었는데, 이번 프로야구 중계가 상승폭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며 "스포츠 가운데서도 팬덤이 강한 KBO리그를 쥐고 있어 가입자 확대에 독보적인 요인을 획득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정훈 미디어연구소 다이렉트미디어랩 대표도 "OTT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신규 고객을 유입하고, 유지하면서 재방문율을 높이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며 "스포츠 콘텐츠는 신규 가입자를 유입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유료 중계 여부는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티빙은 이달 30일까지 무료로 중계 서비스를 제공 중이지만, 다음달부터는 최소 5500원을 내야 시청이 가능합니다. OTT업계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무료로 제공되더라도 이미 비용을 지불하고 보는 이용자들이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진짜 유료화가 됐을 경우 현재의 이용자수가 유지될 수 있는지가 성장의 관건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