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의대 증원을 둘러싸고 의협과 의사단체 등이 한 목소리를 내기로 하며 '단일대오'를 형성했지만, 하루도 안 돼 불협화음을 내고 있습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은 대한의사협회(의협)이 지난 7일 발표한 총선 후 합동기자회견에 대해 하루 만에 "합의한 적 없다"며 선을 그었고, 의협도 차기 회장인 임현택 당선인과 현행 비대위원회가 갈등을 보이며 의료계 내분이 격화되는 모습입니다.
의료계 내부 갈등 격화
김택우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의대생·전공의·의대 교수 등과 합동 기자회견을 연기한다고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주 기자회견은 어려울 것 같다"며 "가능하면 모든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 들려드리고 싶었는데 이번 주 목, 금요일은 시기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의협 비대위는 총선 직후인 11~12일 사이에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대전협,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 등과 함께 합동 기자회견을 개최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의협 회장 선거를 마치면서 대내외적으로 비대위를 흔들려는 시도가 있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며 "비대위는 비대위원장이나 특정인의 의지에 의해 운영되는 조직이 아니며 안건이 상정되고, 비대위원 전체의 뜻을 물어 결정된 사안을 반영하는 기구로 비대위의 결정은 곧 의사회원 모두의 뜻임을 의미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 8일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인이 5월 1일 취임을 앞두고, 회장직 인수위원회가 의협 비대위와 대의원회에 임 당선인이 의협 비대위원장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요청하는 공문을 보낸 데 대한 답변으로 풀이됩니다.
의협은 지난 2월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이 발표된 후 비대위 체제로 전환했고, 현 비대위는 김택우 비대위원장이 이끌고 있습니다.
임현택 의협 차기 회장은 의협 비대위를 향해 대표 교체를 요구했고, 비대위는 남은 4월30일까지 소명을 다하겠다며 사실상 교체 요구를 거절하면서 의협 내부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이 9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한국민족종교협의회를 예방, 김령하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과 면담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대전협, 의협 합동기자회견 발표 하루만에 "합의한 적 없다"
전공의 단체인 대전협도 의협 비대위와 엇박자를 내고 있습니다.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은 지난 8일 자신의 SNS에 “의협 비대위 김택우 위원장,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김창수 회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지만 합동 브리핑 진행에 합의한 적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의협이 합동 기자회견을 총선 이후 열기로 했다는 지난 7일 발표 하루만에 부인한 겁니다. 박 위원장은 일부 의사 커뮤니티에 제기된 윤석열 대통령과 2차 면담과 관련해서도 "대통령 안 만난다"고 일축했습니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9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