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볼보와 폴스타가 국내 시장에서의 실적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볼보는 매출액 1조원 시대를 연 반면 폴스타는 반토막이 났습니다. 두 회사 모두 중국산 리스크를 안고 있음에도 소비자들은 볼보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11일 금융감독원에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액이 1조10억원으로 전년 대비 30.2% 증가했습니다.
볼보 XC60.(사진=볼보자동차코리아)
볼보코리아의 매출액이 1조원을 돌파한 건 이번이 처음인데요. 영업이익은 53억원으로 30.5% 줄었지만 당기순이익은 62억원으로 147.7% 급증했습니다.
볼보코리아는 지난해 판매량 1만7000대를 돌파하며 역대 최대 판매를 기록했습니다. 2019년부터는 4년 연속 1만대 클럽을 유지하고 있죠.
판매량 확대는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C60이 견인했습니다. 지난해 5831대가 팔리며 전년 대비 136.9% 늘었는데요. 지난해 9월부터 중국 청두공장에서 생산한 모델을 들여왔지만 오히려 판매량은 급증했습니다. 이는 빠른 출고 덕분인데요.
볼보코리아는 중국산 XC60을 들여오면서 18개월 이상 걸리던 출고 대기기간을 1~2개월로 줄였고 보증기간도 기존 5년, 10만km에서 7년, 14만km로 연장했습니다.
볼보코리아는 올해 상반기 소형 전기 SUV EX30을 출시하며 판매량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입니다. EX30의 경우 4945만원부터 시작해 보조금을 100% 지급받는 국산·수입 전기차와 정면 대결을 예고했는데요. EX30은 중국 지리자동차그룹의 허베이성 공장에서 생산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볼보의 경우 S90 등 그동안 '메이드 인 차이나'라는 꼬리표가 붙어 다녔지만 주행 성능과 품질 마감 등에서 차이가 없고 오히려 가격은 낮아지며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꿔 놓았다"고 말했습니다.
폴스타2 부분변경.(사진=폴스타)
반면 폴스타오토모티브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액이 778억원으로 전년 대비 50.6% 감소했습니다. 2022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2년 만에 역성장을 보였는데요. 영업이익 역시 7억7000만원으로 82.3% 줄었고 당기순손실은 1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습니다.
지난해 폴스타2 판매량 1654대로 40.8% 줄은 점이 영향을 미쳤는데요. 지난해 10월 폴스타2 부분변경 모델을 투입했음에도 판매량은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폴스타 역시 중국산 리스크를 안고 있습니다. 폴스타는 볼보를 인수한 지리홀딩스와 볼보 합작법인으로 2017년 독립 브랜드로 출범했는데요. 볼보는 폴스타의 지분 49%를 보유하다 최근 지분 일부를 매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폴스타2는 현재 중국 루차오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습니다.
폴스타는 폴스타2만 판매하고 있습니다. 라인업 부족이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폴스타는 폴스타2를 시작으로 2026년까지 매년 1종 이상의 전기차를 선보이겠다는 전략인데 지난해에서 올해 1분기로 미뤄졌던 전기 SUV 폴스타3 출시는 여전히 답보 상태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5000만~6000만원대 가성비 수입 전기차가 늘어나고 중국산 테슬라 모델Y 출시로 폴스타2 판매에 영향을 미쳤다"며 "테슬라 신형 모델3에 볼보 EX30까지 출시되면 폴스타 점유율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