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소희·백승은 기자] 석 달째 이어진 수입물가 상승세가 중동발 충격파에 국내 물가 상승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염려됩니다. 수입물가는 시차를 두고 국내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끼칩니다. 이는 곧 향후 국내 물가의 상승 압박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16일 비상상황점검회의에서 "중동 사태로 국내 물가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전반적 물가관리 노력에 역점을 두겠다"고 했습니다. 특히 중동은 국내 원유의 71%, 가스 32%를 공급하는 만큼,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에 따른 중동발 전운은 향후 에너지가격 상승 원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16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서 한 시민이 주유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유가 불안에 따라 4월 수입물가도 상승이 유력해 보입니다. 지난달 수입물가는 원·달러 환율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광산품·석탄·석유제품·제1차금속제품 등의 가격이 전월 대비 0.4% 상승했습니다. 수입물가 변동의 가장 큰 요인은 국제유가입니다. 흐름도 좋지 않습니다. 수입물가지수는 올해 1월 2.5%, 2월 1% 상승하는 등 3개월째 오름세를 기록 중입니다.
국제유가(브렌트유)는 올해 1월2일 배럴당 75.89달러로 최저가를 기록했습니다. 이후 80달러 초반선을 오가다가 지난 5일 최고가인 배럴당 91.17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중동 확전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유가는 '100달러'도 넘길 것으로 관측됩니다. 특히 이 달 들어 국제유가와 환율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어 향후 추이에 대한 부정적 기류는 고조되는 상황입니다.
원유 등 에너지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우리나라는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휘발유·경유 가격 상승은 물론 전기·가스요금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이 오르면 외식물가 등 전반적인 물가도 상승 압박을 받게 됩니다. 고물가는 금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등 민생경제를 더욱 힘들게 할 수 있습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국제유가가 인상되면 우리나라 물가도 연동해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석유류 중심으로 먼저 올라가고, 그 외 품목이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면서 내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김병환 차관은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 이후 양측 간 추가적인 무력 충돌이 아직 없는 가운데 현시점까지 원유 수급과 수출입, 공급망 등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여전히 군사적 긴장이 높은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점검·대응을 강화하라"고 관계부처에 당부했습니다.
지난 3월 26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다. (사진=뉴시스)
세종=김소희·백승은 기자 shk329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