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내 잠수함 수주 없다”…HD현대중, 수중함 2개팀 잠정 해체

인원 19명 타 부서 전출…신채호함 인도 후 불필요
잠수함 수주 후 재조직…방사청 건조 사업, '불투명'
해외 시장 공략해 위기 타개…'코리아 원팀' 필요성

입력 : 2024-04-19 오전 10:05:50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HD현대중공업이 특수선사업부 내 건조된 잠수함의 시운전과 운항을 담당하는 팀을 해체했습니다. 이에 따라 소속된 직원 모두 다른 사업부로 전출을 가게 됐습니다. 현대중공업이 현재 해군이 준비 중인 장보고3 배치2(Batch-II) 사업 가운데 잠수함을 단 한 척도 수주하지 못하자, 이 같은 조직 개편이 이뤄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19일 <뉴스토마토> 취재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는 이번주 '수중함시운전과'와 '수중함운항과' 등 2개팀을 잠정 해체했습니다. 이로써 해당 과에 소속된 인원 총 19명(수중함운항과 9명·수중함시운전과 10명)은 다음주 대형 또는 중형엔진시운전부 등으로 부서를 옮기게 됐습니다. 
 
현대중공업이 해당 사업부들을 없앤 이유는 현재 시운전할 수 있는 잠수함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 4일 3000톤(t)급 잠수함인 장보고3 배치1(Batch-I) 3번함(신채호함)을 해군에 인도했습니다. 신채호함은 지난 2021년 9월 진수식 이후 1년 6개월 동안 시운전 및 운항과 등으로부터 시험 평가를 거쳤습니다. 신채호함 이후 건조한 잠수함이 없는 상태라 특수선사업부 내 해당 조직들도 불필요한 겁니다. 
 
다만, 이 팀들은 향후 잠수함 주문이 있을 때 다시 꾸려질 예정입니다. 통상적으로 함정 건조 업체가 방위사업청(방사청)으로부터 잠수함을 주문받으면 약 7년 정도의 시간이 지나야 시운전 단계에 접어듭니다. 해군에 인도되기까지는 10년이 소요될 정도로 장기 프로젝트 중 하나입니다. 이 때문에 관련 조직들이 테스크포스(TF)와 유사하다며 회사측은 설명합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프로젝트에 따라 관련 팀을 유연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HD현대중공업 신채호함의 시운전 모습. (사진=HD현대중공업)
 
문제는 향후 국내 잠수함 입찰 공고가 불투명하다는 점입니다. 해군과 방사청은 지난 2007년부터 시작한 장보고3 배치1 사업을 끝마치고, 현재 차기 잠수함 사업인 장보고3 배치2를 진행 중입니다. 이는 앞선 장보고3 배치1의 잠수함보다 개선된 신형 잠수함(3600t급) 3척을 확보하는 사업입니다. 
 
그러나 이 잠수함 3척(장보고3 배치2 선도함·2·3번함) 전부 한화오션이 수주를 따냈습니다. 선도함은 2021년 8월에, 2번함은 같은해 12월에 착공이 시작됐으며, 3번함은 지난해 12월 본계약이 체결됐습니다. 한화오션은 마지막 3번함을 오는 2029년까지 건조한 뒤, 시험 평가를 마쳐 오는 2031년 해군에 인도할 계획입니다. 
 
다시 말해 장보고3 배치2 다음 우리 군의 잠수함 사업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뜻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오션이 장보고3 배치2 3척 모두를 수주한 상황"이라며 "향후 다음 단계의 국내 발주 잠수함 프로젝트가 언제 진행될 지도 알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해석하면 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의 시운전 및 운항과가 언제 다시금 생길지 기약이 없다는 의미입니다.
 
현대중공업은 이 같은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해외시장 공략에 나섰습니다. 현대중공업은 2000t급 중소형 잠수함을 개발해 동남아와 남미, 중동, 유럽 등을 중심으로 수출 성과를 낼 전략입니다.
 
아울러 해외 잠수함 수주를 위해 국내 함정 건조업체인 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한 팀을 이뤄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현재 폴란드와 캐나다 해군은 각각 잠수함 3~4척(오르카 프로젝트), 12척 도입을 준비 중입니다. 수주는 국가대항전 형식으로 치러질 예정입니다. 국내에선 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뛰어듭니다. 
 
특히 이 중 캐나다 잠수함 사업은 한국을 포함해 일본과 프랑스, 독일, 스웨덴, 스페인 등이 참여할 전망입니다. 이 관계자는 "일본은 미쓰비시와 가와사키중공업이 '원팀'을 구축해 캐나다 잠수함 사업에 나설 예정"이라며 "함정 건조 회사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등이 국내 함정 물량에만 의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습니다.
 
한화오션이 건조중인 장보고3 배치2 잠수함 모형. (사진=한화오션)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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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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