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허철홍 GS엠비즈 대표가 주도적 참여했던 신사업이 애플카 폐기로 주춤합니다. LG 계열과 합작 투자했던 충전사업 실적이 부진합니다. GS그룹 후계 경쟁구도에서 신사업 성과가 관건이 될 전망인 가운데 또다른 투자처인 SK 인공지능(AI)칩 팹리스 투자에서 반전을 쓸지 주목됩니다.
22일 GS 등에 따르면 허철홍 대표는 허만정 GS그룹 창업주 3남 허준구의 아들 허정수(허창수와 형제간)의 장남입니다. GS네오텍에 허철홍 대표를 포함한 일가족 지분이 100% 모여있습니다. GS네오텍은 LG전자의 하이비차저(구 애플망고) 인수 시 협력 투자했었습니다. LG전자가 60%, GS에너지가 34%, GS네오텍이 6%씩 주식을 가졌습니다. GS네오텍 지분이 적으나, 하이비차저에 허철홍 대표가 경영 참여 중입니다. 총수일가 중 유일하게 기타비상무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실적은 부진했습니다. 매출은 58억원 규모. 모두 LG전자향 내부거래인데 적자를 봤습니다. 전년대비 70억원 영업손실로 적자전환했습니다. LG그룹이 함께 개발에도 참여했던 애플의 ‘애플카’ 철회로 사업전망 역시 어두워졌습니다. 하이비차저는 전기차용 충전장치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의 제조가 주력입니다. LG 계열사들이 여러가지 수혜가 점쳐졌던 애플카 철회 여파가 큽니다.
하이비차저는 2019년 설립돼 2022년 LG전자 자회사로 편입됐습니다. 당시 주요 고객사를 의식해선지 기존 사명 애플망고를 하이비차저로 변경했습니다. 충전기 생산 능력을 내재화한 하이비차저는 GS 계열의 주유소 네트워크망을 활용해 전기차 충전 솔루션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주유소 내 충전기 설치엔 전력시장 구조상 상업성이 떨어지고 부지 활용이 어려운 이격거리 규제 장벽도 지적됩니다. 이에 보급 자체가 많지 않은 실정입니다. 당초 하이비차저는 성장성이 유망한 북미와 유럽, 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제품 출시를 내걸었으나 여기에 협력이 가능해보였던 애플카 철수가 뼈아픈 대목입니다.
허철홍 대표로선 또다른 투자처인 AI칩에서 반전이 가능합니다. GS네오텍이 SK텔레콤 산하 사피온의 시리즈A 펀딩라운드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생성형AI 붐으로 각광받고 있는 AI칩 분야입니다. 사피온은 올 들어 일본 거대 통신사인 도코모와 AI서비스 개발에 협력하기로 하는 등 상업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다만 AI칩 개발에 뛰어든 경쟁사가 많아지는 건 부담입니다.
허철홍 대표는 지난해말 그룹 정기임원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해 후계경쟁구도 속 한발짝 앞서 나갔습니다. 후보군이 많아 차기구도는 여전히 안갯 속입니다. 그룹 고위 관계자는 “전통산업 위주인 그룹 체질을 바꿀 신사업 성과가 후계구도에서 친족들을 설득하는 데 중요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