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국내 무선 통신 서비스 회선을 놓고 물밑 경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사람과 사물인터넷(IoT) 회선 수를 합산해 발표하던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월 통계부터 휴대폰, 가입자 기반 단말장치, 사물지능통신으로 구분해 발표하면서 2위 논쟁이 일단락 되는 듯 했는데요.
LG유플러스(032640)가 알뜰폰(MVNO) 회선수를 늘리며 절치부심하는 모습입니다. 업계는 이달 말 입찰이 종료되는
한국전력(015760)의 원격검침인프라(AMI) 구축용 모뎀 사업 결과가 순위 변동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과기정통부가 발표한 2월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를 보면 LG유플러스는 MVNO 회선 365만3120개를 기록,
KT(030200)를 앞섰습니다. KT는 353만2025개를,
SK텔레콤(017670)은 178만7410개를 기록했습니다. 알뜰폰 회선수는 그동안 KT와 LG유플러스 간 엎치락뒤치락 하는 모양새였는데요. LG유플러스가 선불제 회선을 따라잡은 이후 후불제 회선까지 확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2월 기준 KT와 후불제 회선의 차이는 13만개 정도에 불과합니다.
알뜰폰 회선수는 휴대폰 회선수 산출에 포함됩니다. 알뜰폰 회선수가 증가하면서 통신3사의 회선수의 증감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LG유플러스는 자사망을 이용하는 알뜰폰 이용자를 늘리는 방식으로 회선수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LG유플러스 용산 사옥(왼쪽)과 KT 광화문 사옥. (사진=각사)
알뜰폰 회선수뿐 아니라 이동통신망(MNO)에서도 KT는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2월에 KT만 회선수가 감소했습니다. 2월 KT의 MNO 회선수는 1347만6337개로, 1월 대비 1만3589개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SK텔레콤 회선수가 2만4462개 증가한 2312만8985개, LG유플러스는 3574개 증가한 1093만5457개로 나타난 것과 대비됩니다.
LG유플러스가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무선 통신 서비스 시장의 구도를 바꾸는 데는 아직 못미쳤습니다. 휴대폰과 태블릿·웨어러블 기기 등을 포함한 가입자 기반 단말장치의 경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알뜰폰의 순위가 유지되고 있고, 사물지능통신의 경우 LG유플러스, 알뜰폰, SK텔레콤, KT 순으로 회선수가 많은 상황인데요. 이에 업계에서는 한국전력이 입찰 공고를 낸 AMI 사업의 수주 확보 여부에 2위 사업자 지위가 걸려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서울시내 한 휴대폰 대리점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전력은 지난달 19일 원격검침인프라 사업과 관련된 입찰 공고를 냈습니다. 원격검침인프라 사업은 수도나 가스 검침 업무에 쓰이는 IoT 센서용 통신망을 의미합니다. 기간통신사업을 등록한 자로서, 전국 자체 LTE통신망을 보유한 회선 설비 보유 무선사업자만 입찰에 참가할 수 있어 통신3사로 국한된 수주로 불립니다. 한국전력은 서울과 수도권, 강원, 충북 등을 포함한 1권역과 대전세종충남과 전라도, 경상도를 포함한 2권역으로 나눠 2개의 입찰 공고를 냈는데요. 입찰에 모두 성공할 경우 IoT 회선을 100만개가량 늘릴 수 있습니다. KT로서는 LG유플러스의 회선수 확대를 견제할 수 있고, LG유플러스는 사람과 사물 회선을 포함한 전체 시장에서 KT와 격차를 좁힐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이번 한국전력 입찰에 통신3사 모두 뛰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휴대폰 회선수가 포화시장으로 정체됐고,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는 시장으로 IoT 회선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지고 있다"며 "IoT 회선을 대량으로 확보하는 것은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낮지만, 장기계약 형태로 매출이 생길 수 있는 점도 통신사에게 이점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