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포스증권 인수 확실시…경쟁력은 ‘의문’

포스증권, 펀드 중개 플랫폼에 불과한 소형사…5년 연속 적자
주력 자회사 우리은행도 실적 부진한데 외형 확장만 목 매

입력 : 2024-04-29 오전 5:00:00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우리금융이 한국포스증권을 인수해 수익 다각화에 나설 방침이지만 경쟁력은 의문입니다. 포스증권은 펀드중개 업무외에 다른 사업이 전혀 갖춰지지 않은데다 5년 연속 적자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금융이 주력 자회사 우리은행의 실적 관리도 안 되는 상황에서 외형 확장에만 목 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28일 금융·증권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올해 하반기 포스증권 인수 절차에 나설 전망입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포스증권 인수는) 현재 검토 단계에 있고, 공식 인수 결정 발표는 5월을 넘기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인수 전제조건으로 결손금을 해소하란 우리금융의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포스증권은 지난 24일 임시주주총회에서 90% 무상감자를 결정했습니다. 무상감자에 대한 구주권 제출 기간은 오는 6월24일까지이며, 같은 달 25일 신주를 교부합니다.  
 
포스증권 관계자는 "금융기관의 감자는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에 따라 금융감독원 승인이 있어야 감자가 된다"면서 "통상 한 달 이상 소요되는데, 2개월 뒤인 6월24일까지 감자 등기를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이후에 인수합병(M&A)을 논의해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자본잠식 벗어나도 부실기업 여전 
 
포스증권은 이번 감자결정으로 자본잠식에서 벗어나더라도 여전히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만큼 경쟁력을 갖추기까지 난항이 예상됩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포스증권의 지난해 말 기준 결손금은 총 207억원입니다. 무상감자를 통해 자본금이 기존 700억원에서 70억원으로 줄어들어 자본총계(485억원)보다 자본금이 낮아져 자본잠식에선 벗어났습니다. 
 
지난해 매출액은 140억원 가까이 됐지만, 임금 및 전산운용비용이 대거 포함된 판매관리비가 190억원이었습니다. 이 같은 적자는 5년간 이어져왔습니다. 2019년 -69억원, 2020년 -85억원, 2021년 -75억원, 2022년 -73억원입니다. 
 
실적 부진 주요 원인으로는 일반적인 증권사와 다르게 수익구조가 굉장히 한정적인 데다 인지도가 높지 않다는 점이 꼽힙니다. 포스증권은 온라인 기반 영업망으로 개인형퇴직연금(IRP)계좌와 연금저축계좌 등 펀드 중개수수료만으로 수익을 내는 상황입니다. 현재 고객수는 20만명 가량이며, 앱 펀드슈퍼마켓의 이용자 수도 겨우 10만명 내외입니다.
 
때문에 펀드 거래만 가능한 한국포스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주식·채권 거래도 가능하게 시스템을 구현하는데 시간과 비용이 든다는 점도 우리금융에겐 부담입니다. 증권사 리테일 및 영업력 확충 등을 고려할 때 우리금융의 추가적인 자본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견해도 나옵니다.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이 포스증권을 우선 인수하고 기존 계열사인 우리종합금융과 합병해 몸집을 불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우리종금이 주식자본시장(ECM), 채권자본시장(DCM), 투자금융(IB), 채권운용 등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포스증권과 합병 이후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우리종금은 이달말 키움증권·신한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 등이 입주할 예정인 여의도 TP타워(사학연금 빌딩)로 본사이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뒤처진 은행 본연 업무 개선 절실 
 
우리금융은 4대 금융지주 중 실적 및 자본비율이 가장 낮습니다. 우리금융은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방침이지만, 회의적인 시선도 적지 않습니다. 우리금융이 증권사를 제외하더라도 은행 등 주력 업무에서도 경쟁사에 비해 뒤쳐지기 때문입니다. 
 
올 1분기 별도기준 우리은행 순이익은 7920억원으로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배상여파로 실적이 급감한 KB국민은행(3895억원)을 제외하면 신한은행(9286억원), 하나은행(8432억원)와 비교해 가장 저조했습니다. 특히 우리은행은 ELS 배상금 규모가 가장 작은 만큼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음에도 순익이 전녀 동기대비  8.4%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그룹전체 보통주자본비율(CET1) 또한 12.0%로 신한금융(13.09%), KB금융(13.40%), 하나금융(12.88%)보다 낮았습니다. 
 
다만 포스증권 매각가로 500억원 정도가 거론되고 있어 인수자금 부담 자체는 크지 않다는 평가입니다. 앞서 우리금융은 유안타증권, 한양증권, 유진투자증권 등 5000억~1조원대 가치의 중형사들을 인수 후보에 올려둔 바 있습니다. 
 
한편 우리금융은 최근 시가총액 1조원이 넘는 국내 손보업계 7위 롯데손해보험 인수전에도 참전했습니다. 현재 실사를 통해 인수가격 적정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우리금융그룹.(사진=연합뉴스)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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