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대학별 내년도 신입생 정원 조정안이 30일 마감됩니다. 의정갈등으; 핵심인 의대 정원도 포함됩니다. 2025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은 전년 대비 많게는 1700명, 적게는 1500명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의대 교수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습니다. 5월 1일 임기를 시작하는 임현택 의협 차기 회장은 "증원 백지화가 없이는 어떤 협상도 하지 않겠다"고 나섰습니다. 의대 교수들은 집단 사직과 휴진을 계획하고 있어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정 간 대치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입니다.
국립대 50%·사립대 100% 증원 가능성
30일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각 대학은 의대 증원분의 50~100% 범위에서 내년 신입생 인원을 결정해 이날까지 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제출해야 합니다.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은 "대학들이 학내에서 여러 상황이 있지만 속도를 내고 있다"면서 "숫자를 밝히기 어렵지만 대부분 대학이 대교협에 제출하고 있으며 30일 많은 곳이 제출하지 않겠느냐는 계획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의대 정원이 늘어난 전국 32개 대학 가운데 절반인 16개교가 2025학년도 대학입시전형시행계획을 제출했거나 30일까지 제출할 방침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부가 증원된 의대 정원의 50~100% 범위에서 대학이 자율조정할 수 있도록 하면서 증원 규모가 큰 국립대는 증원분의 50%, 상대적으로 증원 규모가 적은 사립대는 100% 증원하겠다는 분위기입니다. 다만 아직 입장을 정하지 못한 대학이 다수 남았기 때문에 증원 규모는 유동적인 상황입니다.
증원폭을 확정하지 못한 대학이 있다보니 대교협은 5월 초까지도 변경안을 받겠다고 밝혔고, 의대 신입생 정원은 5월 말쯤 명확히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의대정원 증원을 놓고 의정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29일 대구의 한 대학병원 인턴 숙소가 텅 비어있다.(사진=뉴시스)
의료계 "협상은 백지화에서 시작" 단호
그러나 의사단체는 '원점 재검토·전면 백지화'의 입장을 고수하면서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어떤 협상도 하지 않겠다고 재차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의협은 의대증원 저지 비대위를 해산하고 본격적으로 임현택 차기 회장 체제로 변경합니다. 강경파로 꼽히는 임 회장의 등판에 따라 정부에 대한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임 차기 회장은 지난 28일 의협 대의원총회에서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원점에서 재검토하지않으면 정부와의 협상 테이블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혔고, 이튿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서도 "의사들도 대화할 용의는 있지만, 대화라는 게 제로베이스에서 시작을 해야 된다는 것"이라면서 "의료계 입장은 일관되게 백지화"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의협이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는 가운데, 매주 1회 휴진하겠다는 의대 교수들도 정부가 의대 증원 확정을 발표할 시 휴진 기간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정부가 의대 증원을 밀어붙일 경우 추가적인 휴진을 통한 투쟁이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은 30일, 서울아산병원과 서울성모병원은 5월 3일 휴진합니다. 삼성서울병원 교수들은 진료와 수술이 없는 날을 골라 휴진할 계획입니다.
정부, 의료개혁 고수…조건없는 대화 필요
정부도 의대 증원을 기반으로 한 의료 개혁 정책 추진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진료 공백이 최소화할 수 있도록 비상진료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 거듭 의료계를 향해 대화를 촉구했습니다.
보건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은 "의대 교수 단체가 주 1회 휴진 입장을 밝힌데 대해 깊은 유감과 우려를 표한다"면서 "환자들의 불안과 고통이 커지지 않도록 집단행동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의사 단체와 일대일 대화가 가능하다고 밝힌 만큼, 집단행동을 접고 대화의 자리에 조건없이 나와 의견을 제시해주길 바란다"면서 "의료개혁특위에 참석해 우리나라 보건의료의 미래 개혁 방안을 함게 논의해 나갈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의정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29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