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화해 염원 담아 민통선 달렸다”

‘2024 DMZ 평화마라톤’ 개최
임진강 가로질러 평화대교까지

입력 : 2024-04-29 오후 4:57:43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남북 분단의 상징인 DMZ(비무장지대) 민간인 출입 통제선(민통선) 일대를 달리는 ‘2024 DMZ 평화마라톤’ 대회가 성황리에 개최됐습니다. 2800여명의 시민과 마라톤 동호인, 국군 장병들이 참가해 남북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을 담아 임진강 너머 평화대교를 푸른 연둣빛으로 물들렸습니다.
 
‘2024 DMZ 평화마라톤’이 열린 28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는 이른 아침부터 대회 참가자들과 가족, 친구들로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참가자들은 대회 행사가 시작되기까지 공원 곳곳에 삼삼오오 오며 몸을 풀었습니다. 이들과 함께 온 가족과 친구들은 행사장 인증사진을 찍으며 주말 오전을 즐기는 모습이었습니다.
 
인근 부대에서 군복무 중인 김태완씨는 “군대에서 마라톤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줘 전우들과 함께 참가하게 됐다”며 “입대 전에는 운동을 하지 않았는데, 군대에서 체력단련도 하고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첫 마라톤 참가라서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2024 DMZ 평화마라톤’이 열린 28일 임직각 평화누리공원에서 참가자들이 몸을 풀며 대기하고 있다. (사진=안창현 기자)
 
“남과 북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여는 ‘2024 DMZ 평화마라톤’ 대회 개회를 선언합니다.”
 
행사는 오전 9시경 정광섭 뉴스토마토 대표이사의 개회 선언으로 본격적인 막이 올랐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2회를 맞는 DMZ 평화마라톤은 북한 어린이 지원사업을 벌여온 우리아이재단과 뉴스토마토, 파주시가 주최하고 경기도가 후원했습니다.
 
김형식 우리아이재단 이사장은 이날 축사에서 “우리아이재단은 남과 북, 해외동포 어린이들이 배가 고프거나 아플 때 옆에서 돕기 위해 애쓰는 공익재단”이라며 “지금 여기 분단의 현장에서 남과 북의 평화를 염원하며 함께 뛰는 마음이 모이면, 우리 민족 아이들의 밝은 미래를 열어가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오후석 경기도 행정2부지사는 “여기에서 개성까지 거리가 21㎞에 불과하다. 오늘 비록 개성까지 뛰지는 못하지만, 조만간 그곳까지 뛰는 평화마라톤이 생길 수 있을 것”이라며 “여러분의 한 걸음 한 걸음이 평화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여는 발걸음이 되길 기원한다”고 강조했습니다.
 
‘2024 DMZ 평화마라톤’ 출발을 앞둔 참가자들. (사진=안창현 기자)
‘2024 DMZ 평화마라톤’ 참가자들이 출발하고 있다. (사진=안창현 기자)
 
민통선 일대 달리며 봄날 자연풍광 만끽
 
오전 9시30분 출발선에 선 참가자들은 하프(약 21㎞) 코스와 10㎞ 코스로 나뉘어 출발 카운트다운과 함께 힘차게 출발했습니다. DMZ 평화마라톤은 금단의 땅인 민통선 일대를 달리며 자연 풍광과 봄날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꼽힙니다.
 
이날도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출발해 마정교차로와 여우고개사거리 등을 반환점으로 돌아 민통선 내 통일대교와 군내삼거리까지 달리는 코스가 준비됐습니다. 높은 구름 사이로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무더위 속에서도 참가자들의 표정은 밝았습니다. 마라톤 도중 걷거나 간혹 주저앉아 쉬는 사람들도 보였지만, 모두 북녘 땅을 앞에 두고 주변의 자연 풍광을 즐기며 뛰는 모습이었습니다.
 
‘2024 DMZ 평화마라톤’ 참가자들이 민통선 일대를 달리고 있다. (사진=안창현 기자)
‘2024 DMZ 평화마라톤’ 참가자들이 결승선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안창현 기자)
 
대회 결과 하프 코스 남자 부문은 김지회씨(1시간22분51초), 여자 부문은 최성진씨(1시간34분57초)가 우승을 했고, 10㎞ 남자 부문은 김항녕씨(38분1초), 여자 부문은 정설아씨(44분22초)가 1위 영예를 안았습니다.
 
직업 군인인 김항녕씨는 “이곳 작전 지역에서 근무를 하다 보니 DMZ 평화마라톤 대회는 자주 참여했는데, 1등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마라톤을 원래 좋아해서 파주 자유로 마라톤 클럽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오늘 1사단 군수지원대대 전우들과 함께 참가해 1등까지 해서 기분이 정말 좋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10㎞ 여자 부문 우승자인 정설아씨도 “마라톤 클럽에서 활동하며 여러 번 대회에 참가한 경험이 있다”며 “집이 인천이라 임진각 근처에 자주 놀러오기도 하는데, 대회에서 생각지도 않게 우승해 정말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2024 DMZ 평화마라톤’ 10㎞ 여성 부문 수상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안창현 기자)
‘2024 DMZ 평화마라톤’ 축하공연에서 걸그룹 ‘드림노트’가 공연하고 있다. (사진=안창현 기자)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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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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