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카카오(035720)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결정하는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했습니다
. 지난해
4월
25일 이들 기업에 대한 심사를 시작한 지 약
1년 만입니다
.
공정거래위원회 정희은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이 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카카오 및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의 주식 39.87%를 취득한 기업결합이 국내 대중음악 디지털 음원 시장의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한다고 판단해 시정조치를 부과하는 조건으로 승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정위는 2일 “카카오 및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SM엔터테인먼트의 주식 39.86%를 취득한 기업결합이 국내 대중음악 디지털 음원 시장의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한다고 판단해 시정조치를 부과하는 조건으로 승인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카카오는 디지털 음원 유통 및 플랫폼 시장에서 각 1위 사업자입니다. 음원 플랫폼인 멜론을 운영하는 동시에 아이유, 아이브 등 소속 대중가수들의 디지털 음원을 기획·제작하고 있습니다. SM은 엔씨티, 에스파 등 소속 대중가수들의 디지털 음원을 기획·제작하는 등 음원 기획·제작 시장의 1위 사업자입니다. 이번 결합을 통해 카카오는 SM의 인기 음원과 함께 음원 유통권까지 확보해 음원 유통시장에서의 지위가 강화됐습니다.
공정위는 양사의 기업 결합 이후 카카오가 멜론의 경쟁 음원 플랫폼에 자사가 유통하는 음원을 적기에 공급하지 않거나, 멜론에서 자사 음원을 유리하게 노출하는 방법(자사우대)으로 유통시장의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공정위는 멜론의 경쟁 음원 플랫폼이 카카오에 음원 공급을 요청할 경우 정당한 이유 없이 이를 거절하거나 공급을 중단·지연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독립된 점검기구를 설립해 정기적으로 자사 우대 여부를 점검하도록 하는 시정 조치를 부과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점검기구는 카카오로부터 독립된 5인 이상의 외부 위원만으로 구성됩니다. 이들은 멜론의 최신음원 소개 코너인 ‘최신 음악’, ‘스포트라이트’, ‘하이라이징’을 통해 자사우대 여부를 점검합니다. 보고사항, 시정방안, 시정계획 및 이행결과 등 점검기구의 활동 내용은 공정위에 반기별로 제출됩니다. 공정위는 활동내용이 미제출되거나 제출 내용이 부실할 경우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직접 관련 자료를 요청한다는 방침입니다.
이와 관련 공정위는 “디지털 음원 매출의 80%는 발매 후 3개월 이내에 발생하므로 음원의 흥행을 위해서 초기 홍보와 노출이 매우 중요한 점을 감안해 점검조치를 부과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카카오는 3년간 이 같은 시정조치를 준수해야 합니다. 다만 경쟁제한 우려가 현저히 감소하는 등 시장상황의 중대한 변화가 있는 경우 시정조치의 취소 또는 변경을 공정위에 요청할 수 있습니다.
카카오 사옥 (사진=뉴스토마토)
이번 시정조치는 기업결합 심사에서 플랫폼의 자사우대를 차단하기 위해 부과한 최초 사례이며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기업결합에 시정조치를 부과한 최초사례라고 공정위는 설명했습니다.
정희은 공정위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은 “부당한 공급 거절이나 자사우대는 현행 공정거래법상으로도 금지된 행위”라며 “시정 조치의 핵심은 입증 책임을 강화하거나 점검 기구를 통한 검증 절차를 마련하는 등 추가적인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시정조치 이행 기간이 끝난 이후에도 경쟁을 저해하는 부당 행위는 제재 대상이 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