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1분기 실적 발표 돌입…전망은 '흐림'

엔씨 1분기 영업익 83% 감소 전망
펄어비스·넷마블·컴투스 등 적자 예상
한신평 "획일화된 게임에 유저 피로감"
게임사들 플랫폼·장르 중장기 확장 나서

입력 : 2024-05-07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올해 1분기 주요 게임사 실적은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일 전망입니다. 신작 흥행 부진과 인건비 부담 증가 등이 요인으로 풀이되는데요. 게임사들은 장르와 플랫폼 확장으로 중장기 반등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이날 위메이드(112040)를 시작으로 8일 카카오게임즈(293490)크래프톤(259960), 웹젠(069080), 9일 넷마블(251270), 10일 펄어비스(263750), 엔씨소프트(036570), 컴투스(078340), 네오위즈(095660), 14일 넥슨 등이 1분기 결산 실적을 공시합니다.
 
 
모바일 게임 진부화 빨라져
 
증권가는 게임사 대부분의 1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할 것으로 내다봅니다. 크래프톤과 엔씨소프트는 각각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2830억원과 816억원을 기록했는데요. 올해 1분기 에프앤가이드의 양사 컨센서스(전망치)는 각각 2411억원(-14.81%)과 139억원(-82.99%)입니다.
 
넥슨은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563억엔(5406억원)에서 152억~234억엔으로 절반 가량 줄어들 것으로 자체 전망합니다.
 
적자가 예상되는 곳도 있습니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11억원을 기록한 펄어비스는 61억원 적자가 전망됩니다. 위메이드는 같은 기간 적자 규모가 468억원에서 475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서 넷마블은 지난해 3분기 7연속 적자를 기록한 뒤 4분기 흑자 전환했지만, 다시 적자 전환이 예상됩니다. 컴투스는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넷마블 적자 규모는 282억원에서 92억원으로, 컴투스 적자는 148억원에서 84억원으로 줄어들 전망입니다.
 
반면 카카오게임즈와 네오위즈, 웹젠은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상승이 예상되는데요. 증권가는 카카오게임즈가 113억원에서 139억원, 네오위즈는 13억원에서 86억원, 웹젠은 97억원에서 159억원으로 오를 것으로 내다봅니다.
 
시장에선 게임사의 전반적인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모바일 게임 성장 둔화 △획일화된 장르와 과금 구조 △신작 흥행 부진과 출시 연기 △인건비 부담 증가 등을 꼽습니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를 내고, 게임 수명주기가 짧은 모바일 게임 수요 감소가 게임 진부화 속도를 빠르게 해 신작 출시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획일화된 장르와 과금 구조 탈피도 요원합니다. 해외 모바일 게임은 서브컬처와 캐주얼, 전략 등으로 장르가 다양한 반면, 국내 시장은 MMORPG가 매출 상위권에 포진했습니다.
 
한국신용평가는 "과금 규모가 많을수록 유리한 '페이 투 윈' 시스템은 라이트 유저들의 진입을 어렵게 만들었고, 미드·하드코어 유저들도 획일화된 비즈니스 모델과 게임성에 점점 피로감을 느끼고 이탈하면서 모바일 MMORPG의 수명주기가 짧아지고 시장 규모도 작아지고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특히 하락세를 보이는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등은 모바일 게임 매출 비중이 높고, MMORPG가 핵심 영업 기반이라 진부화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엔씨소프트의 '쓰론 앤 리버티(TL)' 등 주요 신작 흥행이 부진한 점도 실적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컴투스와 위메이드 등은 모바일 게임 매출 진부화를 겪고 있습니다. 펄어비스는 기대작 '붉은사막' 출시가 지연돼, '검은사막'의 제품 수명주기 연장에 힘써야 합니다.
 
인건비 증가도 부담입니다. 한신평에 따르면, 2023년 주요 게임사(넥슨·엔씨소프트·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더블유게임즈·네오위즈·펄어비스·위메이드·컴투스) 합산 매출액은 2019년 대비 39.9% 오른 반면, 합산 인건비는 78.3% 올랐습니다. 컴투스와 엔씨소프트는 각각 연초와 지난달 권고사직에 돌입했습니다.
 
크래프톤이 개발중인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 (이미지=크래프톤)
 
IP·장르·플랫폼 확장 본격화
 
게임사의 전반적인 실적 상승 조건으로는 플랫폼·장르 다각화가 최우선 과제로 거론됩니다. 대표 사례가 지난해 패키지(콘솔·PC) 밀리언셀러 'P의 거짓'을 출시한 네오위즈입니다. 네오위즈 산하 라운드8 스튜디오의 P의 거짓 해외 매출 비중은 92%에 달합니다. 콘솔이 주류인 북미와 유럽에서 호평 받은 영향입니다.
 
네오위즈는 라운드8에 판타지 소설 '하얀 로냐프강' 소설가인 이상균 디렉터, '베리드 스타즈' 개발자 진승호 디렉터를 영입하며 패키지 게임 경쟁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지난해엔 폴란드 게임사 '블랭크 게임 스튜디오' 지분 21.26%를 확보해 콘솔 시장 입지 확보에 나섰습니다.
 
넥슨 역시 지난해 콘솔·PC로 출시한 해양 탐험 게임 '데이브 더 다이버'가 300만장 넘게 팔리며 IP와 플랫폼을 확장했습니다. 넥슨은 1분기 실적 하락이 예상되지만, 지난해 매출 4234억엔(3조9323억원)을 기록하며 연간 4조원 매출을 눈 앞에 두고 있습니다.
 
게임사들은 플랫폼과 장르 다각화를 본격화하며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엔씨소프트는 상반기 신규 IP 게임 '배틀크러쉬'를 콘솔 닌텐도 스위치로 출시합니다. '프로젝트 BSS'도 PC·모바일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실시간 전략 게임 '프로젝트G'와 MMORPG '아이온2', 슈팅 게임 'LLL' 등도 개발중입니다.
 
카카오게임즈 산하 엑스엘게임즈는 PC·콘솔 MMORPG '아키에이지2'를 개발 중입니다.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는 웹소설 '검술명가 막내아들' IP 기반 PC·콘솔 RPG를 만들고 있습니다.
 
넷마블은 PC·콘솔·모바일 액션 RPG '일곱개의 대죄: 오리진'을 개발 중입니다. 원작 만화 세계관을 활용한 멀티버스 오리지널 스토리로 만들어지는데요. 스토리에 몰입할 수 있도록 사건별로 다양한 게임 모드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크래프톤은 PC 플랫폼으로 인생 시뮬레이션에 도전합니다. '인조이(inZOI)'는 게이머가 신이 돼 다양한 인생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게임입니다. 크래프톤은 기존 '심즈' 게이머를 겨냥해 다양한 기능과 손쉬운 창작 도구를 만들 계획입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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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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