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빈폴 의류 매장에 화려한 색감의 페인트 통이 놓여있습니다. 그 앞으로는 그동안 빈폴에서 보기 힘들었던 화사하고 밝은 색상, 경쾌한 분위기의 의류가 보입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의류에는
노루페인트(090350)의 상징인 노루 심볼이 곳곳에 수놓아져 있습니다. 노루페인트와 빈폴이 만나 만들어낸 결과물입니다.
지난 1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노루페인트X빈폴 팝업스토어가 문을 열었습니다. 이곳에서는 노루페인트가 캐주얼 브랜드 빈폴과 협업해 만들어낸 한정 상품 41가지 제품을 볼 수 있습니다. 노루페인트는 그동안 각종 전시회와 활발한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해왔지만 의류브랜드와 협업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백화점, 쇼핑몰에서 노루페인트 제품을 보는 것도 처음 있는 일입니다.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 마련된 노루페인트X빈폴 팝업스토어. (사진=노루페인트)
팝업스토어는 기존 빈폴 매장 옆에 꾸려졌는데, 클래식한 멋을 강조하는 빈폴이 노루페인트의 컬러 기술력과 만나 밝고 에너지 가득한 느낌으로 마련됐습니다. 과감한 색채가 채도가 낮은 기존 빈폴 의류와 대비됐습니다. 빈폴 매장을 찾았다가 팝업스토어를 보게 된 A씨는 "중학생인 딸에게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컬래버 제품을 구매하게 됐다"며 "빈폴 의류를 자주 구매하는데 봄맞이 기분 전환으로 화사한 옷을 사게 돼 기쁘다. 함께 온 어머니도 밝은 색 의류를 입혀드리니 10년은 젊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색감에 이끌려 매장을 찾았던 이들은 노루페인트와 빈폴의 협업에 놀라는 기색이었습니다. 기존 빈폴 이미지와 다른 데다, 페인트업체와의 컬래버레이션 또한 의외라는 반응이었는데요. 노루페인트를 알고 있는 이들에게는 노루 심볼이 향수가 되고, 노루페인트 존재를 잘 알지 못했던 청년층에게는 이번 협업이 노루페인트의 존재를 각인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팝업을 시작한 5월1~2일 양일간 빈폴 타임스퀘어 영등포점 매출은 전년 5월1~2일 매출 대비 2배 가까운 95.2%의 신장률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같은 기간 전국 빈폴 매장 중에서 가장 높은 수치의 매출 신장률 기록입니다.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 마련된 노루페인트X빈폴 팝업스토어. (사진=노루페인트)
이번 컬래버레이션 기획자인 조현정 디지털마케팅팀 과장은 "노루페인트가 79년이 됐고 빈폴도 패션브랜드 중에서는 장수 브랜드다. 양사 모두 대한민국 전통 브랜드"라며 "빈폴이 노루페인트 유튜브 '컬러사운드' 콘텐츠를 보고 먼저 협업을 제안했고, 노루페인트가 15가지 컬러를 선정해 새로운 컬렉션으로 탄생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기존 노루페인트가 진행했던 컬래버레이션은 공간을 보여주는 것이었는데 이번에 패션브랜드와의 협업으로 새로운 곳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노루페인트를 보여줄 수 있게 됐다"며 "양사 모두 기존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지켜가면서도 새로운 시도를 했다. 양사 모두 기존 타깃이 중장년층이었는데 이번 팝업을 통해 MZ세대(밀레니얼+Z세대)들에게 브랜드를 친숙하게 알리려고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 마련된 노루페인트X빈폴 팝업스토어. (사진=노루페인트)
노루페인트는 이번 협업 제품에 컬러기술력도 녹였습니다. 노루서울디자인스튜디오(NSDS)에서 컬러를 선정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패브릭 등 다양한 소재에서 제안한 컬러가 정확하게 발색될 수 있도록 힘썼습니다. 빈폴에서도 노루페인트가 제안한 색상을 그대로 구현하면서 이번 협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졌습니다.
특히 노루페인트의 경우 기업 간 거래(B2B)를 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고객과의 접점이 더욱 필요합니다. 조 과장은 "오래된 브랜드일수록 미래 고객들에게 브랜드를 친근하게 알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그들에게 노루페인트가 화학기업이 아닌 감각적인 컬러전문기업으로 기억되게 하려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노루페인트는 이번 컬래버레이션을 계기로 앞으로 다양한 업계와 협업해 컬러DNA를 다각도로 알릴 계획입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