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후보등록 'D-1'…4파전 다크호스 '정성호'

추미애·조정식·정성호·우원식 '압축'
박지원 "아직 고민 중"…4파전 '변수'

입력 : 2024-05-06 오후 3:38:16
[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민주당이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를 뽑기 위한 선거 레이스에 돌입합니다. 차기 국회의장 경선은 사실상 4파전 구도로 치러질 전망인데요. 관건은 '명심'입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의중이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인 정 의원을 향할 경우 추미애 대세론도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22대 국회에서 민주당은 당선자 대다수는 친명계로 분류됩니다. 
 
추미애(오른쪽부터), 조정식, 우원식, 정성호 민주당 국회의장 후보가 3일 당선자 총회에서 함께 손을 모아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대 변수는 '명심'…'강성' 추미애는 양날의 검
 
6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오는 7일부터 8일까지 국회의장 후보 선출을 위해 입후보 등록을 받습니다. 그 후 일주일간의 선거운동을 거쳐 16일 최종 의장 후보를 선출할 계획인데요. 후보로 선출되려면 재적 당선인 과반의 표를 얻아야 하는데,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2위 후보를 두고 결선투표를 실시하는 방식입니다. 
 
현재 추미애(6선) 당선인, 조정식(6선) 의원, 정성호·우원식(5선)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여론조사에선 추 당선인이 앞서 있습니다. 추 당선인의 가장 큰 강점은 '높은 인지도'인데요. 당대표와 법무부장관 등을 역임했고 '추(미애)-윤(석열) 갈등' 당사자이기도 합니다. 과거 '추다르크'로 불리는 등 고비마다 전선 최일선에 서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30일 공표된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4월27∼28일 조사·안심번호 활용 무선 ARS 방식,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40.3%는 '22대 국회 첫 국회의장으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보는지' 묻는 질문에 추 당선인을 지목했습니다. 
 
정성호(6.0%), 조정식(5.9%), 우원식(4.7%) 등 경쟁 후보를 압도한 건데요. 대중적 존재감의 차이가 반영됐다는 설명입니다.
 
추 당선인은 후보군 가운데 가장 강성으로 평가됩니다.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은 추 당선인이 '대정부투쟁' 전선을 강화하려는 민주당 전략과 부합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들은 추 당선인을 밀어주자는 서명운동을 벌이는가 하면, 민주당 의원에게 추 당선인을 국회의장으로 뽑으라는 압박 문자까지 보낸 것으로 전해집니다. 
 
하지만 이 같은 추 당선인의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습니다. 그가 대여 투쟁에는 적합하지만, 국회의장이 대정부 투쟁을 이끄는 역할인지에 대해선 이견이 존재합니다. 한 민주당 의원은 "추 당선인이 의장의 권한과 책임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지지자에게 심어주고 있다"며 "언론개혁과 검찰개혁을 본인이 다 하겠다고 하는데, 각 당이 상임위에 법안을 내고 협의해서 하는 거지 의장이 주도할 문제가 아니다. 결국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원위치할 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일각에선 추 당선인이 국회의장이 되면, 윤석열 대통령과 번번이 충돌하게 되고 결국 이 대표의 존재감이 옅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야권 일각에선 추 당선인의 신념이 확고한 만큼 이 대표나 민주당 지도부와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겠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추 전 장관은 2009년 환경노동위원장 재임 시절 민주당을 배제한 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과 쟁점 법안을 의결하면서 '2개월 당원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전례도 있습니다.
 
'이재명 친구' 정성호…'온건·강성' 겸비
 
정 의원은 추 당선인에 대한 우려를 단번에 잠재울 수 있는 인물로 평가됩니다. 이 대표와 오랜 친구 사이인 그는 당내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이 대표에게 쓴소리할 수 있는 인물로 꼽힙니다. 합리적이고 온건한 성향이지만, 사안별로는 강성 목소리를 굽히지 않아 차기 국회의장감으로 손색이 없다는 겁니다. 오랜 비주류 생활 끝에 주류로 올라섰으며, 국민의힘 의원 사이에서도 우호적인 의견이 많아 여야 접점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 당선자 상당수는 차기 국회의장으로 "결단력이 있고 추진력이 있는 사람"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뚝심'과 함께 '조정력'이 필요하다는 데 대체로 동의했는데요. 자칫 정쟁만 난무하는 '싸움판 국회'가 재연되면 안 된다는 지적입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추 당선인에 대한 염려와 불안이 커지는 반면 정 의원에 대한 지지는 결집되는 양상입니다. 이번 총선에서 3선 고지에 오른 한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생각보다 의원 사이에서 추 당선인에 대한 지지가 광범위한 것 같지는 않다"며 "정 의원은 의원들이 많이들 좋아하는 편이라 (결과가) 어떨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추 당선인과 함께  6선에 성공한 조 의원도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지며 국회의장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합리적 온건파로 꼽히는 조의원은 강경 이미지가 약해 전선을 강화해야 할 22대 국회 전반기 의장으로는 맞지 않다는 게 지배적인 분위기입니다.
 
그도 이를 의식한 듯 "명심은 나에게 있다"고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강성 친명계의 지지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조 의원은 친명으로 분류되면서 당 사무총장도 맡았지만, 뿌리는 이해찬계로 보는 시각이 짙습니다.
 
한편, 이외에도 5선의 김태년(경기 성남수정)·안규백(서울 동대문갑)·윤호중(경기 구리) 의원과 박지원(전남 해남·완도·진도) 당선인 등이 국회의장 선거 후보군으로 거론됩니다. 이 중 안 의원은 22대 국회 후반기 때 도전장을 낼 전망입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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