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에 유업계 '발효유' 개척

매일·남양·서울우유 등 발효유 라인업 강화

입력 : 2024-05-16 오후 3:14:39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최근 유업계가 발효유 라인업을 강화하며 소비자 공략에 나섰습니다. 저출산 문제와 만만찮은 원윳값 문제로 업황이 침체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돌입한 것입니다. 업계를 둘러싼 난제들이 단기간 내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업체들 입장에서 업역 확장은 사실상 필수인 상황이 됐는데요. 특히 발효유 시장은 최근 건강을 중시하는 트렌드와 맞물리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업계의 진입이 유효 적절하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16일 시장조사기관 닐슨아이큐코리아(NIQ)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액상 발효유 시장 규모는 약 1270억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2%가량 신장했습니다. 발효유는 대체로 유통기한이 길고 소화율도 높은 만큼, 식품 업계가 꾸준히 주목하며 연구개발(R&D)에 나서왔던 품목이기도 합니다. 이에 유업계는 신제품을 출시하고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는 등 발효유 제품 마케팅을 강화하는 추세입니다.
 
우선 매일유업은 발효유 전문 브랜드 '매일 바이오'를 통해 신제품인 '매일 바이오 프로틴 요거트'를 이달 초 출시했습니다. 발효시킨 유청·유단백 분말이 흡수되는 고단백 제품이며, 마시는 요거트 음료 제형으로 설계된 것이 특징입니다. 회사 관계자는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 소비 식품 기호도를 바탕으로 매일 바이오의 라인업을 강화하고자 새로운 음료를 출시했다"고 말했습니다.
 
남양유업은 발효유 '불가리스'의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기도 했는데요. 이달 초 인기 이모티콘과 협업해 대중들에게 친숙한 명화를 활용하는 세계명화전을 개최하며 브랜드를 알리는데 주력했습니다.
 
한편 서울우유는 오랜 기간 발효유 제품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지난해 서울우유가 연 매출 2조1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배경에는 흰 우유뿐만 아니라 발효유 라인업 판매도 호조세를 보인 것이 한 몫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습니다.
 
유업계가 이처럼 유산균 제품 등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것은 저출산 문제가 대두되는 상황에서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보입니다. 통계청의 월간 2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출생아 수는 1만9362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658명(3.3%) 감소했는데요. 1981년 통계 작성 이래 2월 기준으로 2만명을 하회한 것은 역대 처음 있는 일입니다.
 
여기에 유업계 입장에서 유산균 라인업 강화는 현실적 측면도 고려됐다는 분석입니다. 한 경영학과 교수는 "발효유는 젖산균이나 효모를 발효시켜 특수한 풍미를 갖도록 만든 유제품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유업계는 발효유 라인업을 확장할 수 있는 충분한 노하우를 갖춰 시장 경쟁력 확보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며 "게다가 최근 식품 업계에 불고 있는 건강식 열풍에도 쉽게 편승할 수 있는 점도 검토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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