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신작 게임의 흥행 기간이 갈수록 짧아지면서, 게임사들의 하반기 반등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게임사들은 비용 효율화와 신작 효과 지속을 도모하며 남은 상반기 매출 상승을 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9일 홍광민 넷마블엔투 PD가 서울 구로 지타워에서 'RF 온라인 넥스트'를 소개하고 있다.
하반기도 주력은 MMORPG
올해 1분기
엔씨소프트(036570) 영업이익은 25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8% 줄었습니다.
컴투스(078340)는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 393억원으로 5분기 연속 적자를 낸 뒤, 올해 1분기 12억원 흑자 전환했습니다.
위메이드(112040)는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과 올해 1분기 적자 규모가 각각 1126억원, 376억원입니다.
넷마블(251270)은 1분기 영업이익 37억원으로 2분기 연속 흑자를 냈지만,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 규모가 696억원에 달합니다.
게임사들은 연달은 신작 출시로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습니다. 엔씨소프트는 이달 난투형 액션 게임 '배틀크러쉬'를 출시하는데요. 닌텐도 스위치·PC·모바일 지원으로 장르와 플랫폼 다각화를 본격화합니다. 하반기엔 콘솔 판 '쓰론 앤 리버티(TL)' 출시도 앞두고 있습니다.
컴투스 '스타시드: 아스니아 트리거' 포스터. (이미지=컴투스)
컴투스는 3월 모히또게임즈의 '스타시드: 아스니아 트리거'를 배급하고, 지난달 자회사 노바코어의 '전투기 키우기'를 출시했습니다. 하반기엔 방탄소년단 캐릭터를 활용한 요리 게임 'BTS 쿠킹온: 타이니탄 레스토랑', 생존형 건설 시뮬레이션 게임 '프로스트펑크: 비욘드 더 아이스'를 출시합니다. 스타시드 글로벌 서비스도 시작합니다.
위메이드는 올해 3월 야구게임 '판타스틱 베이스볼'과 MMORPG '나이트 크로우' 해외판을 출시했고, 하반기엔 같은 장르 '레전드 오브 이미르'를 내놓습니다.
넷마블은 상반기 MMORPG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과 '레이븐2', 액션 게임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 등을 줄줄이 출시했습니다. 하반기엔 모바일 캐주얼 RPG '일곱 개의 대죄 키우기'와 자체 IP 활용 MMORPG 'RF 온라인 넥스트', 수집형 RPG '데미스 리본', '킹 아서: 레전드 라이즈'를 출시합니다.
넷마블 MMORPG '레이븐2' 온라인 쇼케이스 화면. (이미지=넷마블)
상위권 유지 기간 짧아져
하지만 일각에선 신작 효과가 예전만 못하다는 우려가 나오는데요. 특히 MMORPG를 중심으로 신작 흥행 기간이 갈수록 짧아지고 있습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2019년작 '리니지2M'과 2021년작 '오딘:발할라 라이징'은 각각 8개월과 5개월간 모바일 매출 1~2위를 차지했습니다. 반면 2021년작 '리니지W'와 2023년작 '나이트 크로우'는 1~2위 기간이 각각 6개월과 2개월에 불과했습니다. 카카오게임즈 '롬(R.O.M)'은 올해 2월 출시 후 약 한 달 간 2~4위를 기록하다 순위가 하락했습니다.
이 같은 현상은 MMORPG로 획일화된 장르와 진입 장벽을 높이는 '페이 투 윈(P2W)' 과금 구조 때문이라는 게 시장의 평가입니다.
위메이드 '나이트 크로우' 포스터. (이미지=위메이드)
한국신용평가는 '게임업계 실적 부진 원인과 향후 차별화 요인' 보고서에서 "모바일 게임 트렌드 변화와 짧아진 게임 수명주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요 게임사들의 신작 모바일 게임은 MMORPG에 집중되고 있다"며 "플랫폼·장르 다각화의 경우 PC·콘솔 패키지 게임 개발 역량 축적 시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습니다.
한신평은 확률형 아이템 확률 표시 의무화 등 규제 환경 변화도 게임사 실적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학계에선 신기술과 사업 모델에 대한 지속적인 도전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옵니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최근 생성형 AI 활용작이 주목받고 있다"며 "확률형 아이템에 집착하는 사업 모델보다는 새로운 장르와 사업 모델에 끝없이 도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