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에코앤드림, 실적·재무 쏟아지는 '경고음'…유증 이후도 문제

1200억원 모집 계획했지만…주가 하락에 1026억원으로 축소
대주주 김민용 대표도 배정분의 20%만 참여 예정
지난해 실적 적자 전환…영업활동현금도 적자 지속

입력 : 2024-06-10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4년 06월 5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이차전지 핵심소재 전구체 생산기업인 에코앤드림(101360)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지만, 현금창출력 악화가 지속되면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 1분기까지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부채·유동비율 등 주요 재무상태도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대주주인 김민용 대표이사도 배정 물량의 20%만 참여할 예정이라 투자자 모집이 쉽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번 유증으로 조달되는 자금의 절반 이상이 시설투자에 쓰이는 만큼 투자 대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에코앤드림)
 
최근 주가 하락…모집총액 1200억원서 1026억원으로 '감소'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코앤드림은 최근 102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 중 626억원은 전라북도 군산시 새만금 부지 전구체 생산설비 증설 투자에, 나머지 400억원은 채무상환 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이번 유증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일반공모 청약 주식수가 공모 주식수에 미달하는 경우 청약 주식수대로 배정하며 배정 결과 발생하는 잔여 주식은 대표주관사인 NH투자증권(005940)이 인수할 예정이다.
 
에코앤드림의 이번 유상증자가 크게 흥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번 유증의 당초 모집가액은 3만5250원, 증권수량이 340만4256주로 모집총액이 120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에코앤드림이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유증 계획을 발표한 뒤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며 1차 모집가액이 3만150원으로 낮아지자 모집총액도 1026억원까지 줄었다. 실제 유증 발표 후 다음 거래일이었던 지난달 2일 에코앤드림의 주가는 직전 거래일(4만4250원) 대비 18.87%(8350원) 하락한 3만5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3개월 주가 흐름을 살펴봐도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에코앤드림에 대한 투자자들의 투심이 얼어붙은 데는 최대주주의 유상증자 참여 방식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에코앤드림 최대주주는 지분 17.8%를 가진 김민용 에코앤드림 대표이사로, 유증 청약에 배정분의 20% 이내로 참여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김 대표는 참여 자금을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보통주 19만3000주를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해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가 기존 주식을 매도해 유증 대금을 마련할 경우 지분율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에코앤드림 최근 3개월 주가 흐름표 (사진=네이버 증권)
 
지난해 영업실적 적자전환…재무지표도 '빨간불'
 
최근 에코앤드림의 저조한 실적과 악화된 재무구조도 유증 흥행에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코앤드림의 영업실적은 지난해 적자 전환해 영업손실 29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는 영업손실 6억원을 기록했다. 기업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인 이자보상배율도 1분기 –1.45배로 집계됐다. 통상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면 잠재적 부실기업으로 간주되는데, 마이너스(-)인 경우 영업을 통해 돈을 벌기는커녕 손해를 보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에코앤드림이 가진 현금에 비해 1년 내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도 적지 않다. 올 1분기 기준 에코앤드림의 유동부채는 831억원으로 이중 단기차입금이 383억원으로 46%를 차지한다. 반면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509억원에 불과해 상환 여력이 넉넉지 않은 상황이다. 주요 재무지표도 악화한 상태이다. 부채비율과 유동비율이 각각 135.74%, 123.62%로 적정기준(100% 미만, 200% 이상)을 벗어나 있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이룰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현금창출력 저하다.
 
 
  
에코앤드림은 2020년부터 올 1분기까지 재무활동을 통해 현금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특히 1분기에는 영업활동현금이 –155억원을 기록한데다 투자활동으로도 143억원이 빠져나가면서 재무활동으로 548억원을 유입했다. 영업손실이 나는데도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면서 차입금과 사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것이다.
 
에코앤드림의 1분기 자본적지출(CAPEX)은 200억원으로 전년 동기(27억원)보다 173억원 증가했다. CAPEX는 기업이 미래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필요한 유무형의 자산 취득에 사용한 돈을 의미한다. CAPEX가 늘어나면서 잉여현금흐름(FCF)도 –356억원으로 전년 동기(-40억원)보다 적자 규모가 급증했다.
 
이처럼 에코앤드림이 이차전지 핵심소재인 전구체 생산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본격적으로 수익이 창출될 때까지 재무체력이 받쳐줄지는 미지수다. 실적이 나지 않는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를 지속해 재무구조가 이미 악화된 데다 전구체가 사용되는 전기차 시장이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업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에코앤드림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전기차 시장 캐즘으로 포드 등 특정 자동차 브랜드에 부품을 공급을 하고 있던 기업들의 매출이 소폭 주춤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에코앤드림의 경우 신규 전기차 모델에 들어가는 부품을 공급하기 때문에 캐즘으로 인한 영향은 미미할뿐더러 전구체 매출 또한 상당 부분 증가하고 있어 올해 유의미한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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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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