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대북확성기' 켜자… 북, 또 '오물풍선' 살포

남북 갈등 고조…김여정 "새 대응 목격할 것"

입력 : 2024-06-10 오전 7:17:06
지난 2022년 8월1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에서 열린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를 주재하며 코로나19 사태 종식을 선언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토론자로 나서 공개 연설을 통해 남측에 의해 코로나19가 북에 유입됐다고 주장하며 강력한 보복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위협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정부가 9일 북한의 3차 오물풍선 살포에 맞대응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지만, 북한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4차 오물풍선을 또다시 추가로 살포했습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대북단체의 전단 살포와 확성기 가동이 계속될 경우 "새로운 우리의 대응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북한이 추가 대응을 예고하면서 남북 간 갈등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지난 9일 밤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에 맞서 오물풍선을 추가로 날려 보냈습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대남 오물풍선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또다시 부양하고 있다"며 "현재 풍향이 남서풍 및 서풍으로 경기 북부 지역에서 동쪽으로 이동 중"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북한의 이러한 조치는 정부의 대북 확성기 방송에 대한 반발 행위로 풀이됩니다. 대통령실은 전날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의를 열고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결정했습니다. 지난 2018년 문재인정부에서 9·19 남북군사합의 이후 철거된 지 6년 만입니다.
 
이어 우리 군은 전날 오후 5시부터 최전방 지역에 설치된 대북 확성기를 가동했습니다. 약 2시간 동안 고정식 확성기 여러 대를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합참은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추가 실시 여부는 전적으로 북한의 행동에 달려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일단 방송을 재개했지만 지속적으로 이어갈지 여부는 추후 북한의 대응 여부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겁니다.
 
그러나 북한은 대북 확성기 가동에도 추가로 오물풍선을 살포했습니다. 오물풍선 살포에 대북 확성기 재개, 또다시 오물풍선 살포로 이어지며 강대강 대치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와 관련해 김여정 부부장은 전날 밤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의 대응 행동은 9일 중으로 종료될 계획이었지만 상황은 달라졌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만약 한국이 국경 너머로 삐라(대북전단) 살포 행위와 확성기 방송 도발을 병행해 나선다면 의심할 바 없이 새로운 우리의 대응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김 부부장은 또 "쉴 새 없이 휴지를 주워 담아야 하는 곤혹은 대한민국의 일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서울이 더 이상의 대결 위기를 불러오는 위험한 짓을 당장 중지하고 자숙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추가로 4차 오물풍선을 살포하면서 우리 군은 또다시 대북 확성기를 가동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북한이 고강도 도발에 나선다면 남북 간 우발적 군사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도 크게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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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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