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지도 시한 앞두고 다시 달궈지는 '라인 사태'

국회 과방위서 '라인 사태' 재점화…정부 안일 대응 질타
이종호 "일본 정부 불법·차별 조치시 가차 없이 적극 대응"
네이버, '침묵' 장기화…내부 의견도 엇갈려
전문가 '매각 수순' 관측…"투자금·경영권 프리미엄 등 산정 관건"

입력 : 2024-06-26 오후 2:05:15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일본의 자본 관계 재검토라는 행정지도로 촉발된 이른바 라인야후사태가 보고서 제출 시한인 다음 달 1일을 앞두고 다시 달궈지고 있습니다. 기업 간 협상인 만큼 네이버(NAVER(035420))는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정부의 미온적 대처를 두고 국회에서 질타가 이어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하는 모습입니다.
 
라인프렌즈 (사진=뉴시스)
 
26일 정치권과 플랫폼 업계 등에 따르면 전날 밤늦게까지 이어진 국회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일본 정부의 라인 강탈 의혹과 관련 야당 의원들의 집중 공세가 펼쳐졌습니다. 참고인으로 호출된 최수연 네이버 대표의 출석은 불발됐지만, 일본 정부의 개입 노골화에도 우리 정부가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비판이 주를 이뤘습니다.
 
야당 의원들은 특히 일본 정부의 라인야후 행정지도에 명시된 위탁처로부터 자본적인 지배를 상당히 받는 관계의 재검토에 대한 정부의 대처를 문제 삼으면서총체적 무능과 늦장 대응의 표본이라고 성토했는데요. 그러면서 일본 정부가 개인정보 유출을 빌미로 경제 안보차원에서 접근하는 만큼 우리 정부도 같은 맥락에서 강력하게 대응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쏟아냈습니다.
 
 
이와 관련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일본 정부가 배후에서 뭔가 개입을 했다는 사실이 현실로 드러난다면, 그런 부분에 대해서 외교적 문제로 다뤄야 된다고 생각을 한다라면서 일본 정부가 부당하게 (네이버에) 불법적인 또는 차별적인 조치를 한다면 한국 정부는 가차 없이 나서서 적극 대응하겠다라고 강조했습니다.
 
25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네이버에 따르면 현재 네이버는 최 대표를 중심으로 라인야후의 또 다른 모회사인 소프트뱅크와 지분 매각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협상을 진행 중인데요. 기업 간 협상인 만큼 자칫 패를 내보일 수 있기에 공식 입장을 자제하는 등 침묵이 길어지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이 같은 네이버의 침묵이 이번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협상 중에 있기 때문에 말할 수 없다는 경영진의 입장이 오히려 더 의혹을 키웠다라며 어느 정도의 가이드라인 등 좀 더 시장을 안정시키는 제스처를 취했다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네이버 사옥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네이버 내부의 의견도 엇갈리는 모습입니다. 네이버 노조는 같은 날 국회에서 진행된 토론회에서 직원들의 고용 불안을 강조하면서 네이버 경영진과 이해진 GIO(글로벌책임투자자)가 지분 매각을 결정한다면 글로벌 서비스뿐만 아니라 결국 사람을 잃게 된다라고 경고했는데요. 반면, 일부 네이버 직원들은 보수적으로 관의 입김이 센 일본 정부의 성향을 고려하면 향후 현지 사업 영위가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하면서 얼마나 제값을 받고 파느냐가 문제가 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복잡하게 얽힌 지분관계와 향후 글로벌 사업 영향 최소화, 그리고 반일 여론의 확산은 네이버에 큰 부담인데요. 이에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장기화 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황 교수는 매각 절차를 통해 현금 확보를 하거나 사업을 영위하거나 선택지는 두 가지인데 이미 일본 측 파트너에서의 디커플링(탈동조화) 전략과 수순이 계속 이어져 사업 영위가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의문이 든다라며 매각으로 갈 가능성이 높고 투자해 왔던 투자금, 경영권 프리미엄, 기술권 등을 산정해 보상을 받는 것들이 앞으로 관건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편, 국회 과방위는 일본 정부의 행정지도 시한 다음날인 2일 열릴 전체회의에 최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했습니다. 이에 라인야후사태와 관련 논쟁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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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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