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 등 이태원참사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이태원 참사 관련 발언에 대한 입장 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김진표 전 국회의장이 자신의 회고록과 관련한 논란이 확산하자 "저희 의도와 달리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어 매우 유감스럽다"며 수습에 나섰지만 야당의 압박은 더욱 거세지는 모양새입니다.
30일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유도되고 조작된 건 참사가 아니라 대통령의 의식 구조 아니냐"며 "조속한 이태원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구성으로 상식을 입증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그는 "윤 대통령이 159명이 희생된 이태원 참사를 가리켜 유도된 조작을 의심했다고 한다"며 "참사의 원인을 밝히고 재발을 방지해야 할 행정부 수반이 가장 저급한 음모론에 귀 기울였던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홍성규 진보당 대변인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윤석열 대통령의 '이태원 참사 음모론' 동조에 대한 증언이 거듭 쏟아지고 있다"며 "당사자인 대통령이 직접 국민들 앞에 나와 정확히 해명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습니다.
김 전 의장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평소 의사정원 확대, 저출생 문제 등 국가적 현안에 대한 대통령의 소신과 추진력을 높게 평가해왔다"며 "최근 회고록에 언급한 이태원 참사 관련 대화에서도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대통령의 고심을 읽을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다만 대통령께 국민 일반의 눈높이가 아니라 정제되지 않은 극단적인 소수 의견이 보고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전하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전 의장은 지난 27일 자신의 회고록 '대한민국은 무엇을 축적해 왔는가'에 지난 2022년 12월 윤 대통령과 독대한 자리에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사퇴를 건의했다고 적었는데요.
당시 윤 대통령인 "강한 의심이 가는 게 있어 결정을 못 하겠다. 이 사고가 특정 세력에 의해 유도되고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답했다고 덧붙이면서 정치권에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특히 야당에서는 극우 유튜브에서나 거론된 이태원 참사를 윤 대통령이 신봉한 것이라며 비판에 나섰는데요.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도 지난 28일 논평에서 "만일 사실이라면 윤 대통령은 159명의 희생자들과 유가족, 지금까지도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을 생존 피해자들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습니다.
관련해 논란이 확산하자 김 전 의장이 나서 '극단적 소수 의견 보고'에 대한 우려를 전하는 차원이었다며 진화에 나선 모양새입니다.
하지만 김 전 의장의 진화에도 야당에서는 이태원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구성을 시급히 마무리 지어야 한다며 정부·여당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이태원 특별법 시행에 따라 특조위가 구성돼야 하지만 국회는 아직 대통령에게 위원 추천을 마무리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관련해 야당에서는 국민의힘이 의도적으로 특조위 구성을 미루고 있다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