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확률형 아이템 규제가 여전히 해외 플랫폼사들의 '협조'에 의존하고 있어, 관련 법 개정까지 국내 게임 역차별 우려가 지속될 전망입니다.
김규철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은 3일 서울 CKL 기업지원센터에서 확률형 아이템 규제 100일 간담회를 열고, 해외 게임사의 협조 의지와 자국법 준수 문제 등 현실적 어려움을 털어놨습니다.
김규철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이 3일 CKL 기업지원센터에서 열린 확률형 아이템 규제 100일 간담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게임물관리위원회)
김 위원장은 "구글과 애플 등 해외 사업자들이 과연 한국 정책에 따를 것인가 (고민했다)"며 "미국법 상 매출을 밝히는 게 개인 정보기 때문에 연도별 매출을 강제하기 어렵다는 얘기를 하는 플랫폼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해외 사업자가 확률형 아이템 표기 의무를 어겼다고 판단할 경우, 해당 업체가 규제 예외 조건인 연매출 1억원 이하인지 확인해야 하는데요. 현실적으로 이를 밝히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김 위원장은 "어떤 플랫폼에서는 '수십만 건의 게임을 출시하다 보니까 때로는 정산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연락하기가 어렵다'고 들었다"고 했습니다.
아이템 확률 정보 규제에 대한 국내 게임사 역차별 문제는 제도 시행 전후로 지적돼 왔습니다. 게임 안팎에 아이템 확률 정보를 표기하지 않거나 거짓 표시할 경우, 2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지는데요. 해외 게임사의 경우 국내법 적용이 어려워, 국내 게임사만 불리하다는 불만이 제기됐습니다.
확률형 아이템 표기를 강제한 개정 게임산업법은 지난 3월22일 시행돼 지난달 30일 100일째를 맞았습니다. 이 기간 게임위는 1255건을 모니터링했는데요. 아이템 수로 환산하면 약 1만4000건에 달합니다.
이날 게임위가 공개한 확률형 아이템 표기 의무 위반 건수는 266건이고, 이 가운데 185건이 시정됐습니다. 시정을 요청한 게임사 비율은 해외 사업자가 60%, 국내 사업자가 40%입니다.
게임위 시정 권고에 응하지 않은 해외 게임물은 다섯 건입니다. 게임위 관계자는 "최대한 해외 사업자와 연락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구글과 애플 등 플랫폼 업체와의 협력도 강화했다고 전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한국 법인들로부터 다 확인 받고 제가 본사까지 돌아다녔다"며 "한국에서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최소 조건으로 어느 나라든 상관 없이 3월22일 이후 지켜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부연했습니다.
이날 게임위는 세계 최대 PC 게임 플랫폼 스팀이 국내 자체 등급 분류 사업자 편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도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미국 미팅 당시 스팀이 자체 등급 분류 사업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며 "어떤 조건으로 스팀과 자체 등급 분류에 관한 접근을 해볼까 고민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