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한화오션 노사가 원·하청 노동자들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지급 문제 해결을 위해 조직한 'RSU 특별협의체'가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논의를 중단했습니다.
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 관계자는 "노사는 최근까지 RSU 지급과 관련해 함께 논의 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해 RSU 협의체 논의를 중단했다"며 "한화오션 노사는 지난 5월말 노사간 상견례 이후 단체교섭에 성실히 임하는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화오션 내부는 현재 원·하청 노동자들에게 RSU 지급 문제를 두고 갈등을 벌이고 있습니다. RSU는 중장기 성과 평가를 통해 일정 기간 뒤에 주식 또는 현금을 주는 성과 보상 제도를 뜻합니다.
한화오션 원·하청 노조는 지난해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당시 성과금을 RSU 방식으로 원청 노동자들에게는 300%를 지급하고, 하청 노동자들에게는 매년 100%씩 3년 간 총 300%를 주기로 했지만 약속일(지난 2월)이 지나도 소식이 없다고 약속 이행을 요구 중입니다.
하지만 사측은 RSU를 성과에 연동되는 성과급 개념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지급하겠다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아울러 한화오션이 작년 실적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성과급 지급 기준 달성에 실패했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사진=한화오션)
이같이 RSU 지급 문제를 두고 양측의 대립이 계속되자 한화오션은 지난 4월말에서 5월초쯤 사측 실무자 3명과 노측 집행위원 3명 등이 소속된 특별협의체를 구성한 바 있습니다. RSU 특별협의체는 매주 1회 이상 모여 논의를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조직이 구성된 지 두 달여만에 협상이 중단된 상황입니다.
노조측은 협의체의 합의가 중단된 원인이 사측에 있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사측이 작년 목표 실적 달성 실패 뿐만 아니라 노조가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조건을 추가로 내밀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금속노조 대우조선해양지회(한화오션 노조) 관계자는 "한화그룹은 이번 특별협의체를 통해 노조의 작업중지권을 뺏아가기 위해 RSU합의 당시 작업중지권 축소하려는 요구조건을 내밀었다"며 "작업중지권은 중대재해를 방지하기 위한 노조의 권한인 데다가 논의할 가치조차 없는 요구조건으로 RSU 협의체가 합의점을 찾지 못했던 이유"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사측은 먼저 대화를 중단한 건 노측이라 설명합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여러 안건에 대해 지속적으로 대화하던 중 노조측에서 일방적으로 대화를 중단했다"고 했습니다.
이처럼 RSU 협의체가 기능을 상실하자 노사 간 갈등 수위도 거세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한화오션 노조는 지난달 27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에게 공문을 전달하기 위해 김 부회장이 탑승한 것으로 추정된 차량을 막아섰습니다. 이 과정에서 사측 직원과 노조 조합원 양측의 물리적 충돌로 2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습니다.
한화오션 노조가 지난달 거제사업장에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탑승한 것으로 추정한 차량을 막아선 모습, (사진=한화오션 노조)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