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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김혜선 기자]
진양제약(007370)이 서초동 'MGL블루핀 타워' 양수에 대한 대금 납입을 완료했다. 새로운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부동산 임대업'을 낙점하면서다. 앞서 매출 성장세에도 수익성이 정체됐던 만큼, 현금창출원 확보를 통해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진양제약 중앙연구소.(사진=진양제약)
MGL블루핀 타워 양수 금액 납입 완료…사업 다각화 '속도'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진양제약이 토지와 건물 양수를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이는 서울시 서초구에 위치한 'MGL 블루핀 타워'다. 지난 5월 양수를 결정한 가운데, 이달 10일 850억원의 대금을 완납했다. 이는 진양제약이 사업 다각화 전략 중에 하나인 임대업에 진출하기 위한 과정으로 풀이된다.
앞서 올해 초 진양제약은 사업 다각화를 위해 △부동산 매매 및 개발 사업과 △부동산의 취득, 관리, 개량 및 처분을 정관상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이에 진양제약은 자산총액(1199억원)의 70.89%를 투자하면서 이번토지와 건물 양수를 단행했다.
주목할 점은 차입금을 늘려가면서까지 건물 매입을 했다는 것이다. 이번 유형자산 매입 자금은 진양제약의 자기자본과 차입금을 활용했다. 구체적인 투자 비율을 밝히지 않았지만, 총차입금(단기·장기차입금 포함) 80억원만을 보유하며 마이너스(-) 순차입금을 유지하던 진양제약에게 의미 있는 결정이다.
순차입금이란 전체 차입금에서 현금 및 현금성자산(금융 상품 포함)을 뺀 것을 말한다. 진양제약이 올해 1분기말 기준으로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기타유동금융자산 포함)은 104억원이다. 지난 5월27일 제1회차 전환사채(CB)에 대해 조기상환청구(풋옵션)이 발생하면서 상환한 금액 15억5500만원을 제외하면 약 90억원 수준의 유동성 자금을 보유한 것으로 단순 계산된다. 85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납입하기엔 차입금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차입금을 대폭 늘려가면서 진양제약이 신사업 진출에 팔을 걷어붙인 이유가 있다. MGL 블루핀 타워의 감정평가 결과 약 1150억원의 가치를 인정 받았기 때문이다. 임대업을 통해 얻는 수익으로 차입금 상환이 가능하다는 게 진양제약 측의 설명이다.
임대 수익뿐만 아니라 진양제약의 안정적인 현금창출력도 차입금 상환에 한몫할 것으로 분석된다. 진양제약은 올해 1분기 영업활동으로 33억원의 현금이 유입됐으며, 직전연도 동기(26억원)보다 확대됐다. 특히 지난 2021년(20억원)과 2022년(74억원), 그리고 지난해(85억원)를 거쳐 꾸준히 현금창출력이 개선됐다.
서지혁 밸류파인더 애널리스트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블루핀 타워를 인수함에 있어 이자비용을 상회하는 수익환원율(캡 레이트)을 확보해 은행 차입으로 인한 부담이 적은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전했다.
임대업 수익 활용해 R&D 투자 전망
진양제약은 최근 외형성장에도 비용 부담으로 인한 실적 부진이 이어진 만큼 이번 임대업 진출을 통한 캐시카우 창출이 필요해 보인다. 임대업을 통해 창출한 수익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며 본업을 강화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진양제약의 올해 1분기 기준 영업이익은 22억원으로, 직전연도 동기(35억원)보다 소폭 감소했다. 지난 2022년 111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이후 지난해 91억원까지 쪼그라든 가운데 실적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외형성장이 이뤄졌지만 영업비용 관리에 실패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 진양제약은 올해 1분기에만 273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직전연도 같은 기간(224억원)과 비교해 21.88% 성장했다. 그러나 의약품 판매 대행(CSO) 체제로 인해 외형성장이 이뤄졌음에도 지급수수료가 늘면서 수익성 저하를 겪었다. 실제 진양제약은 지난해 1분기 지급수수료로 50억원을 사용했으나, 이후 올해 1분기에는 95억원까지 확대됐다. 특히 지난 2022년 지급수수료는 161억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249억원으로 늘었다.
본업인 의약품 판매 과정에서 비용이 늘어 수익성이 저하된 만큼 새로운 분야로의 사업 다각화가 유의미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진양제약은 현재 주력 파이프라인인 당뇨병 치료제(JY303)의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임대업과 관련된 수익을 전부 연구개발에 사용하며 파이프라인 강화를 이룰 계획이다.
실제 진양제약은 올해 1분기까지 연구개발비(율)로 5억3514억원(1.96%)를 투자했다. 직전연도 동기간에 6억3151만원(2.82%) 투자했던 것과 비교하면 투자 금액이 줄었다. 통상 JY303처럼 임상 3상에 들어가면 수억원에서 수천억원까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향후 연구개발 투자를 늘릴 수밖에 없다.
진양제약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시점에서는 임대 수익을 위해 토지와 건물 양수한 걸로 알고 있다"라며 "차입금은 임대 수익을 통해 충당할 계획으로 알고 있다"라고 짧게 답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