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상조업이 한국표준산업분류상 '장례식장 및 장의관련 서비스업'에 예시로 명시되면서 하나의 산업으로서 어느 정도 인정을 받게 됐습니다. 상조업계는 다음 한국표준산업분류 개정 때에는 단독코드를 확보해 대표 산업군으로 인정을 받는 것이 목표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제11차 한국표준산업분류'가 개정되면서 이달 1일부터 장례식장 및 장의관련 서비스업(96261)코드에 '상조(장례) 서비스'가 예시로 추가됐습니다. 그동안 상조업은 한국표준산업분류에 포함되지 못했습니다. 때문에 각 업체들은 일반 서비스업 등에서 중구난방으로 코드를 등록해야 했습니다. 이번 개정으로 상조업은 통일된 코드를 가질 수 있게 됐습니다.
한국상조산업협회 관계자는 "그동안 상조 서비스는 한국표준산업분류상 일반 서비스하고 구분이 되지 않아서 정확한 통계를 낼 수 없었고 상조산업에 대한 방향성 등도 파악하기 어려웠다"며 "앞으로는 관련 통계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상조업이 단독 코드를 확보한 것은 아닙니다. 단지 예시로 등록됐을 뿐이지 단독 코드가 없어서 상조업만 묶어서 볼 수 있는 코드는 아닌 셈입니다. 한국표준산업분류에는 1200개의 세세 분류가 있는데 매출액, 종사자 수 등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어느 정도 규모를 차지해야 합니다. 즉 GDP를 1200개로 나눴을 때 나오는 매출 정도는 돼야 하나의 큰 산업분류로 보고 코드를 부여하는 식입니다.
통계청 관계자는 "사용자들이 한국표준산업분류를 많이 찾기 때문에 예시로 명시한 것에도 의미가 있다"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산업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통계청은 5년 마다 한국표준산업분류 개정을 진행합니다. 개정 수요를 확인한 뒤 심의 및 자문을 거쳐 개정을 결정하는데요.
상조업계는 5년 뒤에는 단독 코드를 갖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동안 통계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하면 진입이 어렵지 않다고 보고 있는데요. 한국상조산업협회 관계자는 "일본의 상조업계를 지칭하는 호조회가 우리나라 상조업처럼 하위 코드로 분류됐다가 결국 통계가 잡히고 이후에 단독 산업으로 분류됐다. 우리 상조업도 그런 과정에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이와 함께 상조협회에서는 올해 상조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안)을 마련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주무부처가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현재 상조업은 선불식 할부거래업으로 여겨져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산업 육성보다는 규제, 관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요. 협회는 상조업이 산업통상자원부를 주무부처로 두면 전반적인 산업 육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정신동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상조서비스 산업분야가 신유망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새로운 수요에 맞춘 제도적 인프라가 필요하다"며 "현재 상조서비스는 소비자 보호를 위한 규제 위주로 법령이 마련돼 있다. 상조산업 발전을 위한 지원 체계 마련을 위해 진흥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정 교수는 상조진흥법을 통해 △상조산업 분야 재정지원 △상조서비스 선도기업의 인증 △상조관리사 자격 운영 △상조서비스업자 관리를 위한 단순 신고제 △상조서비스 이용자 보호지침 및 표준약관 제정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