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고객 궁합·노하우’ CXL 선도한다

"올해 하반기 CXL 시장 열릴 것…2028년 활성화 예상"

입력 : 2024-07-18 오후 2:53:33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인공지능(AI) 고도화에 따라 늘어나는 데이터 처리 요구량을 'CXL' 기술로 극복하겠다고 천명했습니다. HBM(고대역폭메모리)에서 한발 늦었던 삼성전자는 CXL을 통해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복안입니다.
 
최장석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신사업기획팀장(상무)가 18일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CXL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18일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CXL 기술 & 삼성전자 CXL 솔루션' 설명회를 진행했습니다. 발표자로 나선 최장석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신사업기획팀장(상무)는 "올해 하반기부터 CXL 시장이 열릴 것이다. 거기에 맞춰서 삼성도 준비하고 있다"며 "CXL 개화기는 2028년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CXL(Compute Express Link)은 '빠르게 연결해서 연산한다'는 의미로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스토리지 등 다양한 장치를 효율적으로 연결해 빠른 연산 처리를 가능하게 하는 차세대 인터페이스입니다. CXL 기반의 D램인 CMM-D(CXL Memory Module-DRAM)는 다양한 종류의 프로세서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해 대용량의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제품입니다. 또 D램의 용량 및 성능 확장 한계를 개선할 수 있어 AI시대 차세대 솔루션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최근 AI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발달 속도도 빨라지면서 데이터 처리 기술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메모리 기술 성장 대비 AI 확산 속도가 더 빨라 업계에서는 새로운 기술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기존 서버에서 사용하던 D램은 한정된 범위 내에서만 용량을 확장할 수 있어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대규모 용량의 데이터를 처리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이에 따라 고속 인터페이스를 사용하고 용량 확장이 용이한 CXL 기반 D램 제품이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기존 D램과 공존하며 시스템 내 대역폭과 용량을 확장할 수 있는 CXL D램 솔루션은 기존 서버에서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를 꽂던 자리에 꽂아 사용하면 됩니다. 서버 증설 없이 편리하게 용량을 확장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특히 삼성전자가 지난해 5월 개발 완료한 삼성전자의 'CXL 2.0 D램'은 업계 최초로 '메모리 풀링' 기능을 지원합니다. 메모리 풀링이란 서버 플랫폼에서 다수의 CXL 메모리를 묶어 풀을 만들고, 각각의 호스트가 풀에서 메모리를 필요한 만큼 나누어 사용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이를 이용하면 CXL 메모리의 전 용량을 유휴 영역 없이 사용할 수 있어 데이터 전송 병목현상이 줄어듭니다. 데이터센터의 경우에도 효율적인 메모리 사용으로 서버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삼성전자 CMM-D 제품 사진. (사진=삼성전자)
 
CXL이 포스트 HBM이라는 평가에 대해 최 상무는 선을 그었습니다. 그는 "둘의 역할은 다르다. 고속도로를 만들어 데이터들이 빠르게 왔다 갔다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HBM이고, CXL은 여러 도로를 만들어 확장시켜 용량을 더 붙일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CXL은 용량 확장이 더 핵심"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추후에는 CXL을 통한 연산도 가능할 것으로 봤습니다. 
 
최 상무는 하반기부터는 CXL 관련 성과가 나올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CMM-D를 장착할 수 있는 서버플랫폼이 나와 준다면 빠르면 하반기, 늦으면 상반기부터 시장이 열릴 수 있다고 점쳤습니다. 
 
CXL은 SK하이닉스도 개발하고 있는 기술입니다. 경쟁사와의 차별화 방법을 묻는 질문에 최 상무는 "CCM-D는 표준이기 때문에 업체별로 차별화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고객하고 궁합을 맞춰 차별화를 하려고 한다"며 "누가 어떤 고객과 더 많이 평가를 해왔는가는 중요하다. 누구보다 더 많은 고객과 제품 가치를 평가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삼성전자는 서버용 SSD 시장에서 15년 이상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 굉장히 많은 경험과 노하우가 있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삼성전자는 2021년 5월 업계 최초 CXL 기반 D램 제품 개발을 시작으로 업계 최고 용량 512GB CMM-D 개발, CMM-D 2.0 개발 등에 성공했습니다. 올해 2분기에는 CXL 2.0을 지원하는 256GB CMM-D 제품을 출시하고, 주요 고객사들과 검증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CXL 컨소시엄을 결성한 15개 이사회 회원사 중 하나로, 메모리 업체 중 유일하게 이사회 멤버로 선정돼 CXL 기술의 고도화 및 표준화를 위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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