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정부가 세법 개정안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민주당이 중산층 육성·지원을 위한 세제 개편 방안을 모색하는 의원 연구단체를 출범시킵니다. 당정이 연이어 '감세' 의제를 꺼내들며 치열한 이슈 선점에 돌입하자 '부자 감세' 프레임으로 선을 긋던 민주당도 중산층 지지를 모으기 위한 경쟁에 불을 붙이는 모습인데요. 민주당은 이재명 당대표 후보를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 개편과 금융투자세 도입 유예를 시사했지만 전통적 지지층이 반발하고 있어 '감세 딜레마'에 빠졌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베일 싸인 '세법 개정안'…핵심은 '상속·종부·금투세'
19일 당정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중 세법 개정안을 발표합니다. 최대 화두는 '상속세율 인하'인데요. 상속세는 2000년 명목 최고 세율을 45%에서 50%로 높이고, 최고 세율 적용 과세표준을 50억원에서 30억원으로 낮춘 이후 대대적인 개편을 하지 않아 이번에 최고세율 인하를 하게 되면 24년 만이 됩니다.
정부는 이달 초 발표한 '역동경제 로드맵'과 '2024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최대주주 주식할증평가 폐지를 추진하고 가업상속공제 한도를 확대하겠다는 내용을 이미 밝힌 바 있습니다. 이번 개정안에 현행 최고세율(50%) 조정과 함께 대기업 최대 주주가 적용받던 할증평가에 대한 논의 등이 담길지 주목됩니다.
세법 개정안에 종부세를 낮추는 내용이 들어갈지도 관전 포인트입니다.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는 금투세의 경우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 힘이 실리고 있는데요. 전날 국민의힘 재정·세제개편특별위원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세법 전문가들은 "금투세를 시행하면 역설적으로 세수가 줄고 자본시장이 위축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이미지=뉴시스)
이재명 '우클릭' 맞춰…민주, '중도 공략' 연구회 띄웠다
정부의 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국회 170석을 가진 거대 정당 민주당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정부와 대립각을 세워왔던 민주당은 최근 기류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데요.
이날 민주당은 '중도 공략'과 '경제 성장'을 목표로 '중산층 강화와 경제성장을 위한 조세·재정 정책 연구회' 첫 상견례를 진행했습니다. 정부가 세법 개정안 발표를 바로 앞둔 시점이어서 맞불을 놓는 모양새인데요. 다음 달 공식 출범할 예정인 가운데, 향후 종부세 완화와 금투세 문제 등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날 모임에 참여한 기획재정부 2차관을 지낸 안도걸 민주당 의원은 "첫 모임인 만큼 말씀드릴 만한 정도의 특별한 논의는 없었다"면서도 "민주당도 이제 본격적으로 (정부안에 대해)입장 검토를 해야 하는 시기인 만큼 기획재정위원회 위원들 간에 의견을 모으고 당론을 구체화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민주당은 최근 이재명 민주당 대표 후보가 세제개편 가능성을 시사하며 상속세 일괄공제 상향을 언급해 온 만큼 일각에서는 일부 협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금투세도 민주당 내부에서 중도층 세 부담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는데요. 실제 이재명 후보는 전날 후보 간 토론회에서 "종부세든 금투세든 논쟁의 대상이지 마치 신성불가침한 의제처럼 무조건 수호하자는 것은 옳지 않은 태도"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민주당은 정부의 감세 기조를 비판해 온 만큼 대표적 부자 감세로 꼽히는 '최대주주 할증평가 폐지' 등에서는 정부와 대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재명 후보가 세 부담 완화를 주장했지만 어디까지나 개인 의견이고 중도층 지지 또한 대선까지 열 번은 흔들릴 것"이라며 "민주당이 통째로 흔들릴 수 있어 쉽게 큰 틀에서 감세에 찬성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세부적으로 민주당에서 원하는 것을 추진하면서 어느 정도 정부여당 목소리를 반영하는 쪽으로 일부 절충을 할 수는 있다"면서도 "다만 감세로 인해 이익을 보는 대상이 적은 사안인 경우 민주당에는 독약인 만큼 통과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박찬대 민주당 대표 권한대행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