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스마트폰 보급이 빠르게 이뤄지고, 태블릿PC가 돌풍을 일으키는 가운데 네이버의 ‘지배력’에 도전하는 요소들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
현재 네이버의 검색점유율은 70%에 이르고 매 분기마다 엄청난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지만, 유선인터넷에서의 강고한 네이버 ‘독주체제’가 무선인터넷에서도 유지되기 위해선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많다.
◇ “한국형 통합검색, 무선에도 구현될까?”
네이버가 검색시장을 장악하게 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한국형 통합검색’에 가장 큰 강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형 통합검색이란 사용자의 검색의도를 파악해 다양한 콘텐츠를 한꺼번에 보여주는 방식을 말한다.
예를 들면 ‘소녀시대’를 검색했을 때, 웹문서만을 쭉 나열해주는 구글식 검색과는 달리 프로필, 관련기사, 동영상, 커뮤니티 글 등 이용자가 좋아할만한 자료를 백화점식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포털업체 중에서 가장 방대한 DB를 가지고 있는 네이버로서는 여기서 무서운 경쟁력을 발휘하는데 과연 한국형 통합검색이 모바일에서도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을 갖는 전망이 많다.
이정환 미디어오늘 기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는 한정된 디스플레이 특성상 네이버가 가진 방대한 DB를 보여주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동영상서비스를 구동시키기 위한 플래시가 현재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제한적으로 지원된다는 점도 한국형 통합검색의 구동을 방해하는 요소”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도 “와이파이와 3G망으로 구성된 무선인터넷 환경은 네이버의 엄청난 DB를 감당할 수 없어 어쩔수 없이 네이버로서는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태블릿시대, 콘텐츠업체에게는 기회”
전자콘텐츠 이용에 적합한 디스플레이 크기를 가진 태블릿PC의 등장으로 콘텐츠업체들에게 유리한 상황이 조성되는 것도 네이버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최찬석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뉴스나 동영상을 서비스하는 콘텐츠업체들로서는 자율적으로 태블릿PC에 특화된 애플리케이션이나 웹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다”며 “포털로서는 트래픽이 감소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디어업계에서는 포털에 종속된 현상을 태블릿PC 등 새로운 디바이스들을 통해 풀어가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이정환 기자는 “온라인신문협회를 비롯해 업계에서는 뉴스콘텐츠에 대해 더 높은 대가를 받고자 하는 논의가 계속 진행 중”이라며 “PC에 집중된 온라인콘텐츠가 여러 디바이스에도 분산되면 미디어업체로서는 매출기반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훈 조인스닷컴 수석기획위원도 “지금까지 네이버와 제휴해 이득을 본 콘텐츠업체는 많지 않다”며 “네이버가 리더십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선 이들의 불만을 잠재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1등 프리미엄도 보장 안돼”
네이버가 1위 업체로서 누리는 ‘프리미엄 효과’도 모바일에서는 얻기 힘들 전망이다.
초기화면 설정기능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인데, 이는 초기화면 선정 ‘1위 포털’인 네이버의 충성고객을 이탈하게 할 수 있다.
특히 구글이 안드로이드폰에서 네이버를 포함해 한국 포털업계의 경쟁 어플들을 배제하는 전략을 쓰고 있는 점도 네이버가 넘어야 할 산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에서는 네이버가 구글보다 불리한 상황에서 경쟁하게 됐다”며 “네이버가 인터넷으로 가는 일종의 '관문'을 잃은 셈”이라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최용식 기자 cys71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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