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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조은 기자]
오픈엣지테크놀로지(394280)가 3자배정 유상증자로 600억원을 마련해 연구개발(R&D)에 투자를 늘리고 고성능 주문형(ASIC) 반도체로 제품 라인업을 확대할 전망이다. 오픈엣지테크놀로지는 지난 2022년 9월 코스닥 상장 이후 2년여 만에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인데 상장 당시 투자금 회수에 성공했던 벤처캐피탈(VC)이 재투자를 했다는 점에서 성장 가능성을 입증받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올해 실질적인 실적 개선 효과로 투자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숙제를 가지고 있다.
오픈엣지테크놀로지 일본 법인 (사진=오픈엣지테크놀로지)
600억원 유상증자 발행에 엑시트 성공한 VC 몰려
24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픈엣지테크놀로지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600억원을 조달한다고 최근 공시했다. 450억원은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한 연구개발(R&D) 자금, 150억원은 인수·합병(M&A)을 위한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스톤브릿지벤처스와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각각 300억원을 출자했다. 두 벤처캐피탈(VC)은 지난 2022년 오픈엣지테크놀로지 기업공개(IPO) 이후 성공적으로 투자금 회수를 했던 만큼 이번에 또다시 투자를 진행한 것은 향후 당사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고 볼 수 있다. 스톤브릿지벤처스는 115억원을 투자해 5배에 가까운 540억원,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96억원을 투자해 332억원가량을 회수한 바 있다.
이번 유증으로 신주 294만9706주(13.50%)는 전환우선주(CPS) 형태로 발행될 예정이며 오는 30일 납입이 예정됐다. CPS 전환가액은 2만341원으로 1년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 7월31일부터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다. 또한 매도청구권(콜옵션)도 행사할 수 있는데 행사 가능한 주식 수는 신주 수량의 20%에 달한다.
오픈엣지테크놀로지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이번 유증 발행 대상자인 스톤브릿지와 에이티넘은 설립 초기부터 투자를 지속해 코스닥 상장 이후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했던 곳들인데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을 보고 이번에 더 큰 규모로 투자를 하게 된 것”이라며 “콜옵션을 신주의 20%까지 가능하게 한 것도 타사에 비해 높은 비율이라 좋은 조건을 내건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개발비 투자로 반도체 IP 라인업·인재 풀 확대
반도체 설계자산(IP) 플랫폼 전문 기업 오픈엣지테크놀로지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연구개발비를 마련해 AI 반도체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다만, 코스닥 상장 이후에도 적자가 지속된 가운데 올해 수익성 개선을 통해 명확한 투자 성과를 보여줘야 할 때다.
오픈엣지테크놀로지는
삼성전자(005930)에서 시스템 반도체 개발을 맡았던 이성현 대표가 지난 2017년 설립한 기업으로 신경망처리장치(NPU)와 메모리시스템 IP를 결합시킨 반도체 IP 플랫폼 개발에 주력해 왔다. 설립 이후 국내 S사, 미국 M사 등 세계 유수 팹리스, 디자인하우스 등과 55건 이상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그동안 매출 성장세가 지속됐음에도 연속 적자에 시달린 것은 매출 대비 과도한 연구개발 비용이 투입됐기 때문이다. 2021년까지만 해도 111억원에 불과했던 연구개발비는 2022년 289억원으로 급증했다가 지난해 279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에서 연구개발비에 투입되는 비중은 214%에서 288%까지 늘어났지만, 지난해엔 매출이 196억원으로 성장하면서 79%를 기록해 100% 밑으로 떨어졌다.
이에 이번 유증을 통해선 태블릿·컨트롤러 등을 비롯해 고성능 주문형 반도체(ASIC)로 라인업을 확대하고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취재에 따르면 오픈엣지테크놀로지는 한국에 본사를 두고, 미국과 캐나다 일본 등지까지 연구개발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는데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선 올해에도 연구개발비가 더 많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연구개발비 구성 내역을 보면 급여에 해당하는 금액은 지난해 168억원으로 연구개발비의 61.83%에 달했다. 2022년 147억원(52.94%)과 비교하면 10%가량 늘어난 수치다.
오픈엣지테크놀로지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저희가 개발하는 IP에 유능한 인재들을 많이 모집하기 위해 연구개발비가 많이 든다. 무엇보다 다양한 백그라운드(경험)를 보유한 분들을 모시다 보니 비용이 많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라며 “지난해엔 글로벌 리세션(경기침체)이 있다 보니 계약 건들이 후반부로 밀린 상태다. 올해는 대규모 라이센스 계약을 앞두고 있어서 지난해보다 2배 정도 (매출)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되며 더 좋은 모멘텀을 가져갈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