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국내 방송통신업계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청문회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직무대행 1인 체제 운영으로 사실상 개점휴업에 들어간 방송통신위원회가 산적한 정책을 풀어낼 수 있을지 기대 반 우려 반 눈길을 보내고 있는데요. 국내 유료방송업계는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규제 형평성을, 통신업계는 판매장려금 담합 의혹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 부과 여부를 놓고 적극적 대응에 대한 요구가 큰 상황입니다.
24일 국내 유료방송업계는 글로벌 OTT와 동일서비스 동일규제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를 키우고 있습니다. 규제 대상인 기존 방송사업자들과 달리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글로벌 OTT와 괴리를 좁힐 필요성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OTT가 거대 자본을 앞세워 시장 장악력을 키우고 있지만, 광고나 편성 규제를 받는 국내 사업자들과는 처지가 다른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열린 이진숙 후보자 청문회에서도 관련 내용에 대한 지적이 있었는데요.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레거시 미디어와 OTT 간 규제 수준을 맞추기 위해, OTT에 규제를 부과할지 레거시 미디어에 대한 규제를 없앨지 방향성을 말해달라"라고 질의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진숙 후보자는 "균형감 있게 가져가겠다"고 답했습니다. 광고 완화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요. 이 후보자는 "지상파 매출에서 광고매출이 비중 줄고 있는데, 광고 규제 완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차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민규 민주당 의원이 질의한 "국내외 OTT 사업자간 기울어진 운동장을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국내 사업자와 달리 구글과 넷플릭스는 망이용료를 내고 있지 않은데, 방통위원장으로 임명된다면 이 부분 특히 주목해 살피겠다"고 언급했습니다.
글로벌 OTT에 대항해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후보자 목소리가 나왔지만, 법개정이 수반돼야 하는 만큼 업계는 예의주시하는 분위기입니다.
통신업계도 후보자 언급에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날 오후까지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등 통신 현안에 대한 질의는 나오지 않았는데요. 하반기 내로 공정위가 통신3사의 판매장려금 담합 관련 과징금 규모를 결정할 수 있는 만큼 후보자의 정책 방향성 살피기에 나섰습니다. 공정위는 통신3사가 정보 교환을 통해 장려금을 담합했다고 보고 지난해부터 조사 중인데, 방통위는 방통위 가이드라인에 따라 30만원 선의 판매장려금을 주는 것이므로 담합이 아니라며 반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방통위 공백이 이어지고 있는데, 시급한 현안 처리를 위해서는 정상화에 속도가 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