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사업자된 케이블TV…"합리적 대가산정 필요"

영업이익률 1%대로 뚝 떨어진 케이블TV
방송사업 지속 가능여부 불투명 진단 나와
비용 통제 위한 정책 필요…대가산정 제도 정비 돼야
방발기금 징수 대상 확대 등 제도 형평성도 필요

입력 : 2024-07-25 오후 4:31:06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무한 확장으로 국내 방송사업자들의 자리가 좁아지고 있습니다. 개별 이용자와 국내 방송 재원일부가 OTT로 이동하면서 유료방송시장을 주도해 왔던 케이블TV와 위성방송은 기본채널 수신료 감소와 홈쇼핑 송출수수료 매출 감소 등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현재와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경우 한계사업자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도 나옵니다. 이들 비용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콘텐츠 대가에 변화한 미디어 환경이 반영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25일 유료방송업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케이블TV 사업자들의 방송부문 영업이익률은 1.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8년 12.6%에 달했던 이 수치가 매해 감소했고, 1%대로 낮아졌습니다. 위성방송의 경우 적자전환했습니다. 
 
곽정호 호서대 교수는 이날 열린 '합리적인 유료방송 콘텐츠 대가 산정 기준 마련' 세미나에서 "지속적인 경영환경 악화로 한계사업자로 전락했다"며 "현재의 경영환경이 지속될 경우 방송사업 지속 가능 여부는 불투명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유료방송 시청 화면. (사진=뉴스토마토)
 
이들의 영업수지 악화는 글로벌 OTT 등장으로 미디어 경쟁구도가 다각화되면서 방송재원이 축소된 영향이 큽니다. 저가 수신료에도 홈쇼핑 송출수수료를 받으며 콘텐츠 거래 대가를 지급해 왔지만, 소비자들로부터 받는 기본수신료 매출이 줄어들었고, 광고시장 위축, 홈쇼핑 송출 수수료 매출도 감소하고 있습니다. 전체 매출 모수가 줄어들면서 재원구조가 취약해진 것이죠. 반면 콘텐츠 수급 비용은 급상승하고 있습니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시장 협상력이 낮아 기본채널수신료의 96.8%를 콘텐츠 대가로 지급하고 있다"며 "방송사업을 위한 그밖의 비용은 가입자 이외의 수입인 홈쇼핑 송출 수수료나 방송 이외의 사업에 의존하지 않고는 사업 유지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더 이상 비용 통제가 쉽지 않은 만큼 업계는 콘텐츠 거래 생태계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황희만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은 "정부가 현재 추진 중인 콘텐츠 대가 산정 논의가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 진행되고 있는 줄 알지만, 정부의 의지가 강한 만큼 좋은 결실을 맺어 콘텐츠 대가 산정이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 사업자들의 윈윈 전략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이미 콘텐츠 대가 지급률이 지나치게 높아 한계상황에 달한 케이블TV와 같은 플랫폼은 콘텐츠 대가를 일정 수준까지 인하할 수 있도록 하는 배려 장치가 있어야 원만한 합의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케이블TV 대비 시장 협상력을 가진 인터넷(IP)TV는 콘텐츠대가 지급 비율을 39.7% 수준으로 통제하고 있는데, 타 플랫폼과 형평성이 맞는 수준까지 감경이 필요하다는 주장입니다. 
 
더 나아가 OTT와 공정경쟁이 가능할 수 있도록 제도적 정비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는데요. 곽정호 교수는 "최근 5년간 유료방송 가입률이 정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TV가 방송프로그램뿐 아니라 OTT 소비 매체로 기능이 진화하고 있다"며 "유료방송과 OTT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상호간 공정경쟁이 가능한 제도적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황희만 협회장도 "방송통신발전기금의 징수 대상 확대로 형평성을 확보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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