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한국의 신약 임상 시험 규모가 전 세계 상위 10위권 안에 들어가는 수준까지 올라 하반기에 이어지는 글로벌 임상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습니다.
26일 글로벌 헬스케어 컨설팅기업인 아이큐비아(IQVIA)가 최근 5년간 글로벌 임상 추이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 중국, 영국, 독일, 스페인, 프랑스, 일본, 이탈리아 등과 함께 가장 많은 임상 시험이 진행되고 있는 상위 10개국으로 분류됐는데요. 상위 10개 국가는 총 평균 파이프라인의 58%를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 5년간 미국과 중국의 점유율이 각각 4.3%, 6.1%로 많이 증가했습니다. 나머지 8개국 중에는 호주(0.9%)와 한국(0.3%), 일본(0.1%)이 소폭 증가했고 나머지 국가들은 줄었습니다. 환자 가용성 및 운영 준비 상태별로 국가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한국은 미국, 중국, 영국, 독일, 스페인, 프랑스, 일본, 이탈리아 등 9개국과 함께 최상위 그룹으로 분류됐습니다.
환자 가용성과 임상 시험 운영 준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것은, 차기 임상 시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임상 시험 규모와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 하반기 글로벌 임상이 기대되는 국내 기업 신약 후보 물질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메디톡스 관계사 리비옴은 염증성장질환 신약 LIV001에 대한 유럽 임상1b상 시험계획서(CTA)를 제출했습니다. LIV001은 경구제제의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로 개발 중이며 임상1b상은 유럽 다국가 임상으로 진행할 예정인데요. 유럽 다국가 임상을 통해 경·중등도 활동성 궤양성대장염 성인 환자의 약물 안전성과 탐색적 효력평가지표 등을 관찰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LIV001은 지난 3월 호주에서 임상 1a상을 완료하고 국내 최초로 유전자 재조합 기반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가 글로벌 임상 진입에 성공해 주목받고 있죠.
압타바이오의 당뇨병성 신장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APX-115는 현재 후기 임상 2상 진입을 준비 중인데요. APX-115는 앞서 유럽 4개국 16개 병원에서 진행된 임상 2상에서 신장 질환을 평가하는 주요 지표인 소변 알부민-크레아티닌비율이 위약군에서는 약 3% 미만 감소했지만, APX-115 투여군에서는 기저치 대비 약 20% 이상 감소시킨 것으로 알려집니다.
티움바이오의 혈우병 신약 TU7710은 이탈리아 의약품청 및 스페인 의약품의료기기청에 신청한 유럽 임상1b상 시험계획서(CTA)가 승인돼 오는 8월부터 유럽에서 혈우병 환자들을 모집해 임상 시험을 개시할 계획입니다. TU7710은 선천적으로 혈액 응고인자가 부족해 지혈되지 않는 혈우병 환자 중 중화항체가 발현돼 기존 치료제가 효과 없는 환자군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 중입니다.
중화항체 보유 혈우병 환자들에게 출혈 발생 시 혈액 응고 제7인자를 투여해 지혈시키는 치료제가 사용되는데 노보노디스크의 노보세븐(Novoseven)이 현재 시장을 독식하고 있죠. 문제는 노보세븐 반감기가 2.3시간으로 짧아 지혈이 될 때까지 2시간 간격으로 정맥주사를 받아야 하는데요. 티움바이오의 TU7710은 임상 1a상 중간결과에서 확인된 반감기는 10.4~16.6시간으로 알려집니다. 즉 경쟁사의 노보세븐보다 반감기가 최대 7배까지 늘어나 장기지속형 치료제 가능성을 입증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사진=픽사베이)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