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금융지주 '밸류업' 엇갈린 전망

'실적 반토막' DGB금융 주주환원 발표 미뤄
BNK·JB금융 실적 좋지만 하반기 연체율 관리 과제

입력 : 2024-08-01 오후 2:36:12
 
[뉴스토마토 민경연 기자] 지방금융지주사들의 상반기 실적 희비가 교차하면서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전망도  엇갈리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호실적을 거둔 BNK금융지주(138930)JB금융지주(175330)는 분기 배당을 정례화하고 자사주 추가 매입·소각을 발표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반면 실적이 급락한 DGB금융지주(139130)는 밸류업 계획 발표를 잠시 미뤄둔 상황입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이 대거 인식된 영향입니다. 
 
BNK·JB 웃고 DGB 울고
 
1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JB·DGB 등 3대 지방금융지주는 상반기 당기순이익(지배지분 기준) 총 1조124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년 동기 1조961억원 대비 7.6% 감소했습니다. 각 사별 희비는 엇갈렸습니다.
 
BNK금융의 상반기 기준 순이익은 49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 증가했습니다. 2분기 순이익은 2428억원으로 전년 대비 19.4% 증가했습니다. JB금융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7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5% 늘어 반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2분기 기준으로는 1969억원으로 20.9% 증가했습니다. 반면 DGB금융의 경우 상반기 순이익이 1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1.6% 급락했습니다. 2분기 순이익 기준으로도 전년 대비 73.0% 줄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실적 희비를 가른 요인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으로 인한 충당금입니다. DGB금융은 계열사의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를 반영해 상반기에만 4756억원의 충당금을 쌓았습니다. 전년 동기보다 102.0% 증가했습니다. BNK금융과 JB금융은 상반기 각각 3677억원, 2507억원의 충당금을 쌓았지만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고르게 증가해 실적이 성장했습니다.
 
BNK금융과 JB금융은 호실적과 함께 주주환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BNK금융은 하반기 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앞서 상반기에 매입한 130억원 규모의 자사주는 오는 23일 전량 소각합니다. 또한 내년 주주총회 결의 후 분기배당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BNK금융은 10월 중 밸류업 공시와 수정된 주주환원 목표를 발표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BNK금융은 2년 전 중장기 주주환원 목표로 '보통주자본비율(CET1) 13.5%·주주환원율 50%'을 제시했는데요. 주주환원 확대를 위한 중간 단계 목표 설정이 필요하다는 이사회 내부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설명입니다. 권재중 BNK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구체적인 목표비율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일단 CET1 12.5% 수준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JB금융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자사주 300억원 매입을 결의했습니다. 이 중 200억원 규모를 소각할 예정입니다. 앞서 JB금융은 지난 1분기 지방금융지주 중 처음으로 분기배당을 실시한 바 있습니다.
 
PF 리스크 하반기 지속
 
DGB금융도 8월 이후 밸류업 공시를 발표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3분기 이후 실적에 따라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 등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천병규 DGB금융 CFO는 "DGB금융의 밸류에이션이 현저히 낮은 상황에서 자사주 매입·소각이 가장 효과적인 주주환원정책이란 점을 알고 있지만 올해 상반기 충당금 이슈로 이익 규모가 부진해 적극적인 의사 결정이 어려웠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DGB금융의 적극적인 주주환원은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현재 DGB금융의 CET1 비율은 11.21%로 전분기 대비 0.09%포인트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JB금융(12.51%)과 BNK금융(12.16%)에 비해 현저히 낮습니다. 대규모 충당금으로 인해 상반기 실적이 크게 감소한 것도 자사주 매입과 주주환원을 어렵게 하는 요인입니다.
 
PF리스크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DGB금융 측은 현재의 부동산 업황 기준에서 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했다는 입장이지만 건전성 하향 가능성과 PF 익스포저 축소 과정에서의 추가 손실 인식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고 봤습니다. BNK금융도 하반기 중 부동산 PF 관련 추가 충당금 적립이 전망되는 등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태입니다.
 
전체적인 지방금융지주의 건전성 관리도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BNK금융의 2분기 총여신 중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전분기 대비 0.37%포인트 증가한 1.22%입니다. 연체율은 전분기 대비 0.04%포인트 높아진 0.94%입니다. DGB금융의 NPL 비율은 1.56%로 전분기 대비 0.25%포인트 올랐습니다. 연체율은 1.31%로 전분기 대비 0.14%포인트 올랐습니다.
 
JB금융의 NPL 비율은 지난분기 대비 0.09%포인트 하락한 0.91%를 기록했습니다. 증권 계열사가 없는 JB금융은 부동산 PF로 인한 건전성 하락의 영향을 받지 않았습니다. 다만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의 2분기 NPL 비율 0.62%와 비교해 여전히 높은 수치입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하반기는 주택담보대출을 늘리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PF 부담과 중소기업 건전성 우려 등 리스크 관리가 더 중요해지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지방금융지주들이 실적 발표와 함께 주주환원 경쟁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BNK·JB·DGB금융지주)
  
민경연 기자 competiti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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