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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8월 8일 17:2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컬러강판 제조사
동국씨엠(460850)이 업계 4위 업체인
아주스틸(139990)을 인수해 몸집을 키운다. 최근 컬러강판 업계가 내수 부진의 탈출구로 수출 확대를 선택하고 있어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생산능력이 확대될 경우 시장 점유율 확대뿐만 아니라 원가절감 등 다양한 시너지가 예상된다.
동국씨엠 부산공장(사진=동국씨엠)
치열한 경쟁 속 몸집 불리기 전략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국씨엠은 1285억원에 아주스틸 지분 56.6%(1985만3040주)를 확보해 종속기업으로 편입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동국씨엠은 아주스틸의 최대주주인 이학연 대표이사와 배우자 윤미숙 씨가 보유한 지분 1123만2350주를 현금 785억원에 매입하고, 아주스틸이 유상증자로 발행하는 신주 862만690주를 500억원에 인수할 계획이다. 인수 일정은 연내에 마무리된다.
아주스틸 인수 배경은 국내 컬러강판 시장의 경쟁심화 때문이다. 건축 자재 등에 사용되는 컬러강판은 최근 국내 수요가 둔화되고 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해 수출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컬러강판 업계는 박리다매 전략을 펴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컬러강판 수출량은 63만9000톤으로 지난해 상반기(52만2000톤) 대비 22.4% 증가하며 최근 5년 사이 가장 큰 수출량을 기록했다.
수출량은 늘어나는 반면, 컬러강판 가격은 2022년 1톤당 180만원대에서 올해 140만원대로 하락했다. 가격 하락에도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동국씨엠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5565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5244억 원) 대비 6.1% 증가했다.
아울러 양강 구도로 전개되는 업계 특성도 경쟁심화 요인이다. 국내 컬러강판 업계는 1위 동국씨엠과 2위
KG스틸(016380)의 양강 구도에 다양한 업체들이 포진해 있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동국씨엠의 컬러강판 생산 능력은 연간 85만 톤, KG스틸은 연간 80만 톤으로 두 업체 간 생산 능력 차이는 5만 톤에 불과하다.
동국씨엠이 아주스틸을 인수할 경우 시장 점유율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주스틸의 연간 컬러강판 생산 능력이 38만 톤 수준임을 고려하면 동국씨엠이 아주스틸 인수를 완료할 경우 동국씨엠 생산 능력은 단번에 45%가량 증가한다.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시장 점유율이 대폭 늘어날 경우 장기적으로 경쟁에서 지위를 강화할 수 있다.
재무구조·원가 개선 과제
동국씨엠은 인수 마무리 후 아주스틸의 재무구조와 수익성 개선 작업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주스틸은 철강 가격 하락 여파로 수익성이 낮아진 가운데 폴란드 등 해외 생산 거점 확보를 위한 자본적 지출(CAPEX)이 늘어나며 재무구조가 악화된 상태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아주스틸의 총차입금(사채 포함)은 5069억원으로 차입금의존도는 48.9%에 달했다.
차입금의존도가 50%에 육박한 탓에 아주스틸의 올해 1분기 이자보상배율은 0.34를 기록했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 비용으로 나눈 지표로 1 미만일 경우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내지 못하는 상황임을 의미한다. 올해 1분기 아주스틸의 이자 비용은 68억원, 영업이익은 23억원이었다.
이에 동국씨엠은 아주스틸의 재무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차입금 감축이나 대환 등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동국씨엠이 아주스틸 인수에 따른 재무 부담을 소화할 것으로 본다. 2000억원이 넘는 현금성 자산이 재무구조 안정화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올해 1분기 기준 동국씨엠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186억원, 아주스틸은 230억원이다. 아주스틸이 동국씨엠의 종속회사로 편입될 경우 올해 1분기 재무제표 기준 동국씨엠의 순차입금 의존도는 24.4%로 줄어든다. 또한 올해 1분기 동국씨엠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이 835억원을 기록하는 등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아주스틸은 동국씨엠에 속하면서 원가 절감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동국씨엠은 열연강판을 구매해 냉연강판으로 제조한다. 열연강판은 냉연강판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 그에 반해 아주스틸은 냉연강판을 구매해 컬러강판을 만드는 탓에 원료비 부담이 높다. 올해 1분기 기준 아주스틸의 매출원가율은 94.5%, 동국씨엠의 매출원가율은 91.7%로 동국씨엠의 원가율이 2.8%P(포인트) 낮다.
향후 아주스틸 인수에 대해 동국제강 측은 “아주스틸이 폴란드 내 컬러강판 공장 투자를 마무리한 이후 인수가 결정됨에 따라 향후 컬러강판 사업에서 시너지가 극대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