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내년 입주 예정인 새 아파트가 지난 2013년 이후 12년만에 가장 적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부동산 경기 선행지표인 전국 주택 인허가 물량도 줄고 있는 추세여서 내년쯤에는 주택 공급난이 현실화되고 이로 인해 새 아파트 입주를 위한 청약 경쟁 등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13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 전국에서 아파트 총 24만8713가구가 입주할 예정입니다. 해당 추정치는 공공, 민간, 임대를 모두 포함 한 수치입니다. 올해 입주하는 신축 아파트가 35만5000가구인데 이 보다 약 30.1%가 줄어드는 수준입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내년 입주 예상 신축 아파트 24만8000가구…2013년 이후 최저
내년 입주 예상치인 24만8000여가구는 2013년의 19만9400가구 이후 12년만에 가장 적은 입주물량에 해당됩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주택 공급 가뭄 현상이 내년에는 더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입니다.
광역시·도별로 보면 입주물량이 가장 크게 줄어드는 곳은 대구로 58.8%가 줄어듭니다. 이어 세종과 광주가 50% 이상 감소하며 경북, 경기는 40% 이상, 부산, 충남은 40% 가까이 줄어들며 전국 평균 이상의 감소율을 보이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당분간 입주 물량은 크게 늘어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최근 고물가, 고금리가 이어지며 주택 건설사업 자체가 줄고 있다"며 "분양을 받으려는 이들은 있는데 지어지는 집이 적은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
부동산 선행지표 모두 하락세…내년 주택 공급 가뭄 현실화 우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의 주거용 건축물의 건축허가 면적은 4만4746㎡로 2022년의 6만4508㎡ 대비 30.6% 감소했습니다. 주거용 건축물 건축허가가 줄었기에 최소 2~3년간 입주물량도 줄어들 가능성도 큽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입주 감소는 전셋값에 영향을 미쳐 전셋값 상승에 이은 매매가 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다"며 "분양시장은 분양시장대로 신축 희소성까지 더해져 갈수록 신축 아파트는 지금보다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경기 선행지표인 전국 주택 인허가 실적도 감소추세입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상반기 전국 주택 인허가 실적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 줄며 지난해 대비 26% 감소했습니다.
올 상반기 전국 주택 인허가 물량은 14만9860건으로 작년 상반기 20만2808건 대비 26.1% 적습니다. 상반기 기준 전국 주택 인허가 물량은 최근 10년간 매년 20만~30만 건 수준을 보이다가 올해 10만 건대로 내려앉았습니다.
상반기 주택 인허가 감소는 전국적으로 이뤄졌습니다. 올해 1~6월 수도권 주택 인허가 물량은 전년 동기보다 24.8% 줄었고 특히 서울은 25.5%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지방 주택 인허가 물량도 27% 줄었습니다.
수도권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뉴스토마토)
인허가 실적 감소 추세는 올 하반기는 물론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입니다. 주택 사업자들이 고금리과 고물가, 공사비 인상 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예년보다 적극적으로 주택사업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인허가 물량이 줄고 있는데 당분간은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입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8·8 대책 발표 이후 공급자와 임대사업자, 실수요자 등의 세제 혜택이 몰리는 빌라 등 비아파트는 수도권 위주로 공급상황이 조금 나아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아파트 준공 물량의 경우 민간 집계 방식과 서울시·한국부동산원 집계 방식의 차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임대 아파트까지 포함하는지, 정비사업에서 인허가 단계를 갖고 준공을 추정하는 모델링인지 등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번 8·8 대책에 나오는 준공 물량의 경우 서울시 기준으로는 평년보다 많이 나올 것처럼 예측되긴 했다. 다만 청약홈의 입주 모집공고가 떠서 준공일이 거의 이제 확정된 일반 분양 사업장의 준공 물량은 서울·수도권의 경우 내년에 줄어들 것이 유력한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